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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가 바꾼 식탁"…5년 만 '최저'

입력 2026-02-12 18:22   수정 2026-02-12 19:31


비만치료제 '위고비' 확산 여파로 설탕 수요가 둔화하면서 원당 선물 가격이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원당 선물 가격은 1파운드당 14센트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2020년 10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3년 하반기 최고가와 비교하면 반토막에도 못 미친다.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설탕 가격 하락을 예상한 숏 포지션(매도 포지션)은 5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 업계는 미국 등 선진국의 설탕 수요 둔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개발도상국에서 일부 수요 증가가 있었지만, 선진국에서 예상보다 가파른 소비 감소가 나타나 전체 수요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단맛에 대한 선호 자체가 구조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호르몬 수용체를 활성화해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약물 사용이 확대될수록 설탕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영국계 금융서비스 업체 마렉스의 구르데브 길 분석가는 "최근 설탕 소비는 업계의 허를 찌를 정도로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라며 "선진국 설탕 소비는 이미 수년간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비만치료제의 등장 이후에는 소비 패턴에 정말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설탕 생산량은 연간 약 1억8,000만톤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가격은 최근 2년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해 12월 수급 전망 보고서에서 2026년 설탕 소비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2만3,000톤 줄어든 1,230만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으로 GLP-1 계열 약물 가격이 낮아지고 보급이 확대될 경우 업계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런던 소재 설탕 전문 중개업체 '차니코'의 스티븐 겔다트 수석 분석가는 "쿠키나 아이스크림의 경우 단 음식을 유독 자주 사 먹는 20%의 '슈퍼 소비자'들이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한다"며 "만약 이들이 GLP-1 약물을 복용한다면 제품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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