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미국-이란 전면전 공포와 사모신용 시장 균열로 인한 금융회사 부실 우려가 동시에 터져나오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19.42포인트, 0.28% 내린 6,861.89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67.50포인트, 0.54% 밀린 49,395.16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70.91포인트, 0.31% 하락한 22,682.73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 위기로 인해 4월 인도분 국제 금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트로이온스당 5,019.20달러로 다시 올라섰고,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36% 오른 배럴당 66.73달러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3.11% 상승한 20.23을 기록했다.
◆ "한 단계 더 나아갈 수도, 아닐 수도"…트럼프, 사실상 최후통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열린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창립 회의 연설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에 대해 사실상의 시한을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3곳에 대한 B-2 스텔스 폭격기 공습을 언급하며 양측 관계에 대해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이란측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아마 합의할 수도 있다”면서도 “앞으로 열흘 내에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 이후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의 별도 회견 중 “10일~15일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2주의 협상 기한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의미 있는 거래를 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이란측을 재차 압박했다. 또한 트럼프는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핵무기가 있으면 중동에 평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설은 미국 주도의 평화위원회 창립 행사에서 이뤄져 외교적으로 복합적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은 이번 평화위원회 창립에 100억 달러,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 UAE·모로코·바레인·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쿠웨이트 등이 총 70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이러한 자금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재건에 쓰일 예정이다.
◆ 2003년 이후 최대 군사력 배치…3월 중순 완전 전개
미국의 군사력 추가 배치는 트럼프의 연설 이전부터 여러 차례 예고되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미 전쟁부는 중부사령부 관할 아래 중동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전력을 집결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군사력은 3월 중순까지 배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미군이 현재 배치한 전력은 에이브러햄 링컨, 제럴드 R. 포드 등 항공모함 2척을 중심으로 한 항모전단과 공군 전력으로 F-22 랩터 6대가 버지니아주 랭글리 기지에서 영국 레이큰히스 공군기지로 전진 배치됐다. 또한 F-35C기와 KC-46·KC-135 공중급유기,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 RQ-4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 등 수 주간에 걸쳐 작전 가능한 전력이 중동과 스페인에 배치되어 있다.
이에 대응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16일부터 걸프 해역에서 '호르무즈 해협 스마트 통제' 훈련을 진행하고, 전날(18일)에는 러시아·이란·중국 3국이 반다르아바스에서 '해상안보벨트 2026' 합동 해군훈련을 개시했다.
양국간 긴장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폴란드는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이란 내 자국민 출국 권고에 나섰고, 이스라엘은 경계 수준을 격상하는 등 군사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오는 28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옥스퍼드 애널리티카의 로라 제임스 중동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극도로 위험하다”면서 "미국과 이란이 지난주보다 확실히 전면 충돌에 더 가까워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군사력 증강에 따라 외교적 성과에 대한 기대치도 커지기 마련”이라며 이란측에서 미국의 요구에 상응한 마땅한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제네바에서 열린 2차 협상에서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란의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양측이 원칙에 합의했다고 언급했으나, 이튿날 J.D.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레드라인을 이란이 아직 인정하거나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매우 분명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이란 영토 내 우라늄 농축의 완전 포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함한 포괄적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미사일 프로그램 논의를 거부하고, 핵 관련 의제만 논의 가능하다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 AI가 키운 사모신용 균열…블루아울, 환매 중단에 급락
미국-이란 사이의 긴장으로 취약해진 시장은 유동성 위기 가능성으로 인해 재차 하락을 이어갔다. AI 데이터센터 등 주요 인프라 구축을 공격적으로 진행해온 대체투자 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탈이 소매 투자자를 상대로 한 사모신용펀드(OBDC II)의 분기별 환매를 영구 중단한다고 발표해 관련 업계 전반에 공포를 키웠다.
블루아울은 전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산하 3개 BDC(사업개발회사)에서 총 14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액면가의 99.7%에 북미 공적 연기금과 보험사 4곳에 매각했다. 블루아울은 이번 매각 과정에서 골드만삭스에 대한 신용공여 상환 등을 목적으로 OBDC II에서 6억 달러, 나머지 두 펀드에서 8억 달러를 동시에 처분했다.
블루아울 캐피탈 주주들은 이러한 자금 운용 부실을 회사 측에서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보고 지난달 19일 뉴욕 남부지구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러한 여파로 블루아울 캐피탈 주가는 5.97% 급락했고, 블랙스톤 5.4%, 아폴로 글로벌 5.6% 등 대체투자 운용사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이번 사모신용 부실 우려는 AI 기술 경쟁의 역풍으로 인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생태계 붕괴와 대형 기술기업의 수익 악화에 따른 업계 전반의 신용 위험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UBS의 매튜 미시 신용전략 책임자는 현재 미국 사모신용 시장의 25~35%가 AI로 인한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관련한 신규 부도가 연말까지 합산 750억~1,2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월마트 신임 CEO 호된 신고식…건설 호황에 디어앤코 11.6% 급등
세계 최대 농기계 공급업체인 디어앤코는 장비 매출 회복세로 11% 넘게 뛰었다. 디어앤코에 따르면 지난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42달러로 월가 예상치 1.92달러를 26% 상회했고, 총 매출은 전년대비 13% 성장한 96.1억 달러를 기록했다. 관세 영향으로 고전한 대형 농기계보다 소형 농기계와 건설 장비 매출이 크게 늘면서 연간 매출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존 메이 디어앤코 CEO는 “올해가 사이클의 바닥이며 향후 성장 가속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존 퍼너 신임 최고경영자 취임 이후 첫 실적을 공개한 월마트는 올해 1분기 다소 약한 성장 전망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월마트가 이날 공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대비 4.9% 증가한 1,906.6억 달러, 조정 EPS 0.74달러로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사업 부문 가운데 이커머스 매출이 27% 성장하고, 디지털 광고 플랫폼은 41% 증가하는 등 전통 소매업을 대체할 신규 사업으로 현금흐름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월마트는 이날 2027회계연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3.5~4.5%로 시장 컨센서스인 4.5%보다 보수적으로 제시하며 1.38% 하락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년간 매번 보수적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이를 상회해왔다”며 “올해도 같은 접근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중고차 유통업체인 카바나는 차량 정비와 감가상각 등 예상 밖의 비용 증가와 올해 가이던스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8% 가까이 내렸고, 핀테크 업체 클라르나는 영업적자 1,100만 달러와 대손충당금 급증 등 사업 회복에 어려움을 드러내며 27% 가까이 하락했다. 배달 플랫폼 기업인 도어대시는 음식 외 식료품과 리테일 제품 배달 수요가 전년대비 32% 늘고, 이에 따라 1분기 총 주문액 전망치를 시장 예상보다 20억 달러 높은 최고 318억 달러로 제시해 1.6% 상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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