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기술주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유럽 증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와 뮤추얼펀드 자금을 추적하는 EPFR 집계 결과, 유럽 주식시장에는 2주 연속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00억달러(약 14조4,000억원)가 유입됐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2월 월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유입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STOXX 유럽 600 지수는 지난 18일 628.69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프랑스·스페인 등 주요국 증시 대표 지수들도 이달 들어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자금 이동 배경에는 인공지능(AI) 거품 우려 속에 미국 기술주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다. 동시에 유럽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완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섀런 벨 골드만삭스 선임 주식전략가는 "많은 세계 투자자가 비싼 미국 시장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원한다"며 "유럽은 기술주 중심이 아니라 다른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스톡스 유럽 6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3으로, S&P 500 지수의 27.7보다 낮다. 그간 급등한 미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시각이다.
업종별로는 금융·천연자원 비중이 높은 FTSE 100 지수는 올해 들어 7% 넘게 상승했다. 광물기업 안토파가스타와 기계류 업체 위어그룹은 각각 20% 이상 올랐다.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0% 상승했고, 최근 1년 사이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영국의 BAE시스템스 역시 지난 1년간 70% 넘게 상승했다.
비타 맨테이 씨티은행 유럽글로벌 주식 전략팀장은 유럽 주식에 대한 관심이 비기술 부문으로의 전환과 주요국 경기 부양책 기대에 힘입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티아스 클라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선임 주식 판매 담당은 독일 기반시설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세계 어디든 거시 투자자라면 독일이 올해 될 것 같은 2∼3개 테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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