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 랠리 후 숨을 고르는 사이 유럽 주요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보이고 있다. 미 증시 대비 저평가 매력에 기술주 대안 투자, 경기부양 등의 모멘텀을 업고 글로벌 자금도 집중되는 추세다.
23일 런던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영국 증시의 대표지수인 FTSE100 지수는 올해 들어 7.39% 올랐다.
같은 기간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4.80% 상승했고 프랑스 CAC40 지수와 독일 DAX도 각각 3.91%, 2.94% 올랐다. 이는 미국의 S&P500(0.74%)과 나스닥(-1.5%)을 뛰어넘는 결과다.
유로스톡스50, CAC40, DAX 모두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뮤추얼펀드 자금을 추적하는 EPFR 자료에 따르면 유럽 주식시장에 2주 연속으로 역대 최고인 약 100억달러(약 14조4천억원)가 유입됐다. 이런 추세면 2월에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TF닷컴 집계 기준 미국에 상장된 유럽주식형 ETF에도 지난 1주일 사이 8억4,437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우선은 부담 없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급등한 미국 증시에 비해 유럽 증시에 기회가 있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현재 유로스톡스50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8배 수준으로, 27배에 달하는 나스닥과 비교하면 30%가량 낮다.
기술주 비중이 작다는 고질적인 약점은 AI 과잉 투자 리스크를 겁내는 시장 분위기에선 강점으로 작용했다. 미국 기술주 노출을 줄이려는 투자자가 늘고 유럽 경제 자체에 대한 비관론이 완화된 것이다.
금융, 천연자원을 비롯한 전통적인 산업 부문이 강세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100 지수는 올해 들어 7% 넘게 올랐는데, 런던증시 상장사인 칠레의 광산기업 안토파가스타는 구리와 리튬 가격 급등에 힘입어 이 기간 22.48% 올랐다.
방산주는 지난해의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독일 라인메탈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0% 상승했고, 지난 1년 사이 배로 올랐다. 영국 BAE시스템스도 지난 1년간 70% 넘게 상승했다.
섀런 벨 골드만삭스 선임 주식전략가는 "많은 세계 투자자가 비싼 미국 시장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원한다"며 "유럽은 기술주 중심이 아니라 다른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유럽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커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주요 기업 600곳의 전년 동기 대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0%대에서 올해 1분기 4.1%, 2분기엔 7.0%로 증가한 뒤 올 3분기엔 11.2%, 4분기에는 17.2%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비타 맨테이 씨티은행 유럽글로벌 주식 전략팀장은 "유럽 주식에 대한 관심은 비기술 부문으로의 전환과 주요국내 경기 부양책에 힘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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