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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줄어도 가구는 증가…3곳 중 1곳 '나 혼자 산다'

입력 2026-02-28 08:13  



지난 40년간 한국의 가구 구조가 '확대 가족' 중심에서 '1인 가구'와 '부부 단독 가구'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감소하는 국면에도 가구 수는 오히려 증가하며 가구가 쪼개지는 '파편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인구변동에 따른 가구 구조의 변화 양상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가구 수는 약 2천272만8천가구로 1980년(800만2천가구) 대비 약 2.8배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인구가 1.4배 늘어난 것에 비해 훨씬 가파른 속도다.

특히 총인구와 생산연령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가구 수는 증가세를 이어가며 인구 변화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1인 가구의 급증이다. 1980년 전체 가구의 4.8%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중은 2023년 35.47%까지 확대됐다.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혼자 사는 형태인 셈이다.

반면 부모·자녀·친척이 함께 거주하던 확대 가구는 빠르게 줄어 2020년 기준 11.89%에 그쳤다. 한때 대표적 가족 형태였던 확대 가구는 이제 1인 가구나 부부 단독 가구보다 비중이 낮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며 자녀가 독립한 후 부부만 남는 '부부 단독 가구'도 크게 늘었다. 과거에는 자녀 출산 전 일시적 단계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자녀 분가 이후 장기간 유지되는 하나의 표준적 생애 단계로 자리 잡았다. 부부 단독 가구 거주 인구는 1980년 약 57만명에서 2020년 636만명으로 11배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런 가구 수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인구 구성의 변화'를 꼽았다. 특히 대규모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으로 진입하면서 가구 성격이 크게 변했다. 여기에 사별하거나 이혼한 여성 고령층과 20대 청년들이 가족과 합치기보다 독립적으로 가구를 꾸리려는 성향이 강해진 점이 가구 파편화를 가속하는 핵심 동력으로 분석됐다.

가구가 소규모로 분화되면서 실업, 질병, 빈곤 같은 전통적인 위험에 대한 가족의 방어막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1인 고령 가구의 빈곤과 돌봄 공백이 향후 중요한 사회 문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보고서는 현행 주택·복지 정책이 여전히 부부와 자녀 중심의 핵가족 모델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며, 증가하는 1인 가구와 부부 단독 가구 특성에 맞춘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우해봉 연구위원은 "한국의 가구변동은 선진국의 추세를 따르고 있지만 그 속도는 유례없이 가파르다"며 "앞으로 전개될 가구의 파편화가 새로운 사회적 위험을 낳을 수 있는 만큼, 인구학적 변화를 넘어 제도적·정책적 개입을 통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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