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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항복" 꺼낸 트럼프…오락가락 목표에 혼선

입력 2026-03-07 17: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조건으로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면서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전쟁 목표가 수시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이란 군사작전을 끝내고 협상에 나서기 위한 조건으로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제시했다.

이는 공습이 시작된 첫날 미국이 제시했던 목표와는 다른 입장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등 임박한 위협을 제거해 미국인을 보호하는 것이 전쟁의 목표라고 규정했다.

또 이란 정권에 대해서는 미국이 직접 정권 교체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보다는 이란 국민이 반정부 봉기를 통해 신정 체제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도 당시에는 정권 교체 개입 가능성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의 목표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파괴하고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차단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지난 4일 이란에서 '국가 건설'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정권 교체 개입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다시 바뀌었다.

그는 5일 이란 차기 지도부 구성에 직접 개입할 의지를 드러내며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특히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가 차기로 거론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베네수엘라에서처럼 후계 구도에 자신이 관여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날 협상 조건으로 '무조건 항복'을 제시하면서 차기 지도자가 종교 지도자든, 민주주의 체제를 갖춘 국가가 되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NYT는 개전 이후 일주일 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목표가 사실상 10여 가지 버전으로 바뀌었다며 "'목표'가 아니라 '목표들'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또 참모들조차 이러한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대통령 발언과 상반된 입장을 내놓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무조건 항복'은 현실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낮아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란 역시 공개적으로는 항복 가능성을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미군 기지가 있는 아랍 국가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으며 긴장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전쟁 사례를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등에 적용된 '무조건 항복' 모델은 시아파와 수니파 종파 갈등, 쿠르드족과 발루치족 등 다양한 소수민족이 존재하는 이란 상황에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기존 이란 정권 인사가 차기 지도부를 맡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면서 협상 여지도 좁아진 상태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무조건 항복' 발언의 의미를 설명하며 수위를 조절했다.

그는 "이란이 더 이상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고 '장대한 분노' 작전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되는 시점이 되면 그때 이란은 스스로 그렇게 선언하든 안 하든 무조건적인 항복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 그렇게 선언할 사람도 많이 남아있지 않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최고 지도자를 포함해 이란의 이전 테러 정권 지도부 50명 이상을 제거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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