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들 사이에서 대출까지 끌어다 투자를 하는 '빚투'가 성행해 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생활비 대출금 200만 원에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합쳐 가상자산에 투자한 대학생 이모(25) 씨는 "남들 다 하는 저금리 생활비 대출을 안 쓰면 저만 바보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고 토로한다.
그는 대학 동기들이 대출한 자금으로 투자를 해 수백만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해 여름 이른바 '빚투'(대출로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결국 원금의 약 70%를 잃은 그는 물류센터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출금을 갚는 신세다.
최근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비 대출 등 비교적 금리가 낮은 자금으로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출 제도의 원래 취지에 맞지 않지만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빈틈을 노린 것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대는 상대적으로 위험 선호도가 높아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게 나타난다"며 "레버리지 투자는 변동성이 큰 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하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그 성과를 얻기가 쉽지 않고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조모(21) 씨도 학자금 대출을 활용해 투자한 경우다.
그는 "연 1.7% 이자로 학기당 200만 원씩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단순히 예금만 해도 금리 차익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600만 원을 대출받아 그중 400만 원을 금 관련 자산에 투자했고 약 180만 원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내 주가 상승과 투자 열풍 때문에 또래 사이에서 이런 방식이 점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은 등록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로 나뉜다. 올해 1학기 기준 등록금은 해당 학기 소요액 범위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생활비 대출은 학기당 최대 200만 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학자금 생활비 대출 규모와 연체 규모는 최근 꾸준히 증가 추세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실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생활비 대출 공급 규모는 2021년 5천450억 원(25만9천351명)에서 2025년 8천506억 원(29만4천383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 중 생활비 대출 연체 규모는 2021년 192억 원(4천271명)에서 2025년 387억 원(8천126명)으로 확대됐다.
지난 1월 한 네이버 투자 카페에 "연 1.7% 이자로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주식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글이 올라오자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당장 하세요", "1.7%짜리 대출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땡기는 겁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중동 전쟁 등으로 증시·환율 변동성이 커져 '빚투'를 감행한 학생들이 더 큰 빚을 질 위험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대학생 김모(24) 씨는 학자금 생활비 대출로 받은 200만 원을 주식 투자에 넣었다. 하지만 단기 급등했던 2차전지 관련 종목이 급락하면서 투자금의 절반가량을 잃었다.
김씨는 "대출 이자가 낮아 가볍게 생각했는데 손실이 나니 심리적 부담이 훨씬 크게 느껴졌다"고 하소연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투자는 기본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학생이나 청년층이 대출이나 신용을 활용해 투자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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