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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가면 이득' 배경훈 부총리…이스라엘의 '경고'

전효성 기자

입력 2026-03-19 14:50   수정 2026-03-19 16:45

나스닥 줄상장한 이스라엘 테크기업 미국 현지 채용이 국내 채용 앞질러 본사는 미국, 국내 법인은 R&D 하청 전락 고소득 일자리, 이공계 엘리트와 미국으로 넘어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7일 국민성장펀드 'K엔비디아' 육성 전략 간담회에서 참석 기업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로 키운 기업이 나스닥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면 결국 국민이 이득을 보는 거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 상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민성장펀드로 정부가 지분 투자를 하는 만큼, 해외에서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국익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먼저 걸어간 나스닥 상장의 결과는 국익과는 거리가 멀다. 높은 기업 가치 이면에는 국내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되는 부작용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 K엔비디아, 미국 가도…배경훈 "나스닥 가면 이득"
과기정통부와 금융위는 이날 AI 반도체 기업들과 만나 'K엔비디아 육성'을 위한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AI 반도체 분야에 5년간 5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문제는 국가적 투자가 예고된 기업들이 나스닥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퓨리오사AI, 딥엑스, 리벨리온은 국내 증시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저울질 중이다.

배 부총리는 간담회 직후 "정부도 지분 참여를 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성공은 어느 시장에서든 국민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 상장하더라도 기업 가치가 극대화된다면 납득할 수 있다는 취지다.

▲ 이스라엘 美 상장사, 비중 77%
그렇다면 나스닥으로 향하는 것이 국익 측면에서 유익한 결과로 이어졌을까.

이스라엘의 IT·테크 기업은 한국 기업보다 발 빠르게 글로벌 자본시장으로 향했다. 2021년에는 22개 기업이 미국 증시로 향했다. △센티넬원 △먼데이닷컴 △글로벌이 등 110개 기업이 뉴욕 증시에 깃발을 꽂았다.

문제는 미국 상장이 이스라엘 국내 고용에는 독이 됐다는 점이다. 이스라엘 혁신청의 '2025 하이테크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 상장된 이스라엘 기업의 인력은 외국인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Israeli public companies (most of them listed in the U.S.) employ about 60k employees in Israel and about 199k employees abroad."
(주로 미국에 상장된 이스라엘 기업들은 이스라엘에서 6만명을 고용한다. 해외에서는 19만9000명을 고용 중이다.)


해외에 상장된 이스라엘 테크기업이 고용한 인원 25만9천명 중 이스라엘 본토 인력은 6만명에 불과하다. 20만명에 달하는 직원은 해외 현지에서 채용됐다. 인력의 76.8%가 외국인인 셈이다.

▲ "기업 수출은 곧 일자리 유출"
이스라엘 하이테크 산업의 국내 종사자는 2012년 21만3천명에서 2021년 34만9천명까지 늘었다.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에서 11.1%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나스닥에 상장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고용은 멈춰섰다. 이스라엘 하이테크 산업 국내 종사자는 2022년 38만5천명(11.5%)에서 2025년 40만3천명(11.5%)으로 정체됐다.

"The high-tech industry in Israel has about 400k employees, and Israeli private and public high-tech companies employ about another 440k employees abroad."
(이스라엘 하이테크 산업은 국내에 40만명 직원이 있다.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기업들은 해외에서 44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테크 기업이 해외에서 고용한 인원은 44만명이다. 이스라엘 국내 고용 규모(40만명)를 추월했다.

기업 가치는 높아졌지만 그것이 국내 일자리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는 없었다. 기업의 해외 상장이 양질의 일자리마저 수출한 결과가 됐다.

이스라엘 혁신청(IIA)이 2025년 발간한 하이테크 기업 고용 보고서.

▲ 'R&D 센터' 전락한 국내 법인
이스라엘 테크 기업은 해외에 상장하며 본사를 미국으로 옮겼다. 그 결과 국내 법인의 성격도 기형적으로 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 테크 일자리의 엔지니어링 직군 비중은 2012년 37%에서 2024년 51%까지 높아졌다.

반면
마케팅, 영업 직군의 75%는 해외 현지에서 채용됐다. 본사의 역할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이스라엘 국내 법인은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센터로 전락한 셈이다.

상경·인문 계열 청년이 갈 수 있는 테크기업 일자리는 나스닥 상장과 동시에 급감했다. 이스라엘 혁신청은 이를 '고용 폐쇄성(Exclusivity)'으로 정의한다.

"Marketing, sales, and customer success, 75% of employees in Israeli high-tech companies are located abroad, and the growth in these fields continues to occur mostly abroad."
(하이테크 기업의 마케팅, 영업, 고객 경험 분야 직원의 75%가 해외에 있다. 이 분야의 증가는 대부분 해외에서 지속되고 있다.)

"The high-tech sector is becoming
more exclusive to technology/R&D roles."

(하이테크 고용이 기술·연구 직군으로 점점 더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 테크기업 종사자의 업종별 추이. 본사 기능이 해외 현지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국내 일자리는 R&D 같은 엔지니어링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스라엘 타우브 센터의 '국가 보고서 2025'에 따르면 하이테크 일자리의 평균 월급은 3만 세켈(약 1440만원) 수준이다. 다른 산업 평균인 1만2천세켈보다 2.5배 이상 높다.

이스라엘 내 테크기업 일자리가 엔지니어 위주로 재편되면서, 고수익 일자리를 이공계 출신이 독식하는 구조가 완성됐다.

타우브 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테크 종사자의 소득세 납부액이 일반 근로자보다 6.3배 많을 정도로 경제적 쏠림은 이미 임계치에 도달했다.

나스닥 상장의 과실이 국내의 소수 이공계 엘리트에게만 집중되며 상경·인문계 청년들의 기회 박탈과 사회적 양극화를 부추긴 셈이다.

▲ "기업 상장, 고밸류가 전부 아냐"
배 부총리 말대로 어느 시장에서든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것은 중요한 성과다. 하지만 국민성장펀드는 수익률만 쫓는 일반 펀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펀드라면 그 결실은 배당금이나 기업가치 상승 외에도 국내 산업 생태계의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로도 돌아와야 한다.

이스라엘 혁신청 보고서는 "하이테크 세수의 85%가 고용에서 발생하는 소득세와 관련 세금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본사가 미국에 상장하면 기업 가치는 치솟을지언정 국가가 거둬들일 세수와 고용 창출 효과는 증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장 이후의 고용 폐쇄성은 청년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본사 기능이 유출된 자국 법인은 엔지니어 비중이 극도로 높아지는 '연구센터'로 전락한다.

이스라엘의 경우 상경·인문 계열 청년들이 꿈꾸는 양질의 경영직 일자리는 나스닥 상장과 함께 미국 현지인의 몫이 됐다. 국민성장펀드로 키운 'K-엔비디아'가 정작 국내 청년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이스라엘의 경우 테크 기업의 미국 상장이라는 길을 한국보다 빨리 걸었다"며 "다만 상장 과정에서 국내 일자리가 증발하는 것은 청년층의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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