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이 의구심으로…뉴욕증시 하루 만에 '위축'

김보선 기자

입력 2026-03-25 06:30   수정 2026-03-25 07:09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하루 만에 의구심으로 바뀌며 뉴욕증시가 하락으로 돌아섰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4.41포인트(0.18%) 내린 4만6,124.0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4.63포인트(0.37%) 내린 6,556.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84.86포인트(0.84%) 내린 2만1,761.89에 각각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조건을 두고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미국 측에서 계속 흘러나왔지만, 시장은 계속 의구심을 갖고 가는 분위기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측이 상당 부분 합의했다고 선전했으나 이란에선 계속 이를 부인하는 입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란이 일부 선박에 최대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받기 시작하고 안보 수장격인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으로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출신을 선임했다는 소식도 주가를 짓눌렀다.

오후 들어선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제82 공수사단 병력 3천명을 중동 지역으로 파병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졌다.

협상 불확실성에 국제유가는 5% 가까이 또 다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4.22달러(4.79%) 오른 배럴당 92.35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석유 기업 셸의 와엘 사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세라위크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현재 남아시아에서 시작된 연료 공급 부족 현상이 곧 동북아시아로 확산할 것"이라며 "4월부터는 유럽에서도 본격적으로 공급난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항공유는 이미 타격을 입기 시작했고 다음은 디젤, 그다음은 북반구의 드라이빙 시즌과 맞물려 휘발유 차례가 될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제품들의 공급이 원유 공급보다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대형 기술주 중 알파벳이 3.89%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2.73%), 엔비디아(-0.27%), 메타(-1.90%), 아마존(-1.43%) 등도 하락했다. 테슬라(0.57%), 애플(0.06%)은 소폭 상승했다.

소프트웨어 업종도 타격을 입었다. 세일즈포스는 6.23% 떨어졌다. 아마존이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개발한다는 소식에 소프트웨어 업종 중심으로 투매가 나왔다.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자체 AI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1.41% 하락했다.

미국 라우터 제조업체 넷기어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국가 안보 위협 우려를 이유로 외국산 무선 라우터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소식에 10.88% 뛰었다.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은 일본 2위 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 금융그룹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에 2.53% 상승했다.

US뱅크자산운용의 테리 샌드븐 수석 주식 전략가는 "현재 이란 정세에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시장 전망이 개선될 때까지 시장은 횡보세를 보이며 등락폭이 꽤 클 것"이라며 "S&P 500 지수가 6,500선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이 협의하고 있다는 정황 보도도 이어지고 있어 시장은 한편으론 기대감을 유지했다.

장 마감 즈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란이 협상에 대한 선의의 표시로 석유·가스와 관련된 것을 '선물'로 줬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이란에) 더 이상 어떠한 핵무기도 없어야 하고, 우라늄 농축도 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며 "우리는 현재 협상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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