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이 가상자산 소득 과세 손질에 나섰다.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보고 이미 부가가치세(VAT)를 부과하고 있는 만큼, 여기에 소득세까지 더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주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원화마켁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현장 간담회에서 “우리나라는 부가가치세에서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보고 과세하고 있는데, 여기에 다시 가상자산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분류한 만큼, 우리도 과세 체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폐지하면서 2027년부터 가상자산 소득에만 세금을 매기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가상자산 양도·대여 이익에 대해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22% 세율(국세 20%+지방세 2%)을 부과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아예 삭제하는 ‘가상자산소득세 폐지법’(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과세의 공정성과 세정(稅政) 집행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제도를 원점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금 청년들의 가장 큰 질문은 ‘주식은 금투세를 없애면서 왜 가상자산에는 소득세를 매기느냐’는 것”이라며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분류해 거래소 수수료에 이미 부가가치세가 붙고 있는데, 여기에 소득세까지 매기겠다는 건 물고기가 커졌다고 어항을 넓혀 주는 게 아니라 지느러미와 꼬리를 자르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상자산의 법적 개념과 소득 기준도 불명확한 상태에서 세금부터 걷겠다는 것은 1980년대식 아날로그 규제로 시장을 묶겠다는 것”이라며 “청년 투자자를 일률적인 규제 대상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투자자로 보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차명훈 코인원 대표, 오경석 두나무(업비트)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최한결 스트리미 부대표 등 주요 거래소 경영진과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상임부회장이 참석해 과세와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국세청의 과세 인프라 부족, 과세 시 해외 거래소로의 자금 유출 및 비(非)대형 거래소로의 ‘풍선효과’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가상자산 시장을 건전하게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세제와 규제를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로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싸고 국회 논의가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크단 분석이 제기된다. 현행법대로라면 2027년 1월 1일부터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22%의 세금이 매겨지지만, 야당이 폐지 법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가상자산 세제의 ‘리셋’ 여부가 정치·경제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국세청에서 가상자산에 소득세를 부과할 준비와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가상시장 거래소가 가장 큰데 정부가 육성 노력을 등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로 나가는 자산 더 많아질 가능성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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