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스닥 이어 다우 지수도 조정 진입
미 뉴욕증시가 27일(현지시간) 이란 전쟁 악화로 인해 추가 하락을 이어갔다. 이란의 중국 선박에 대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차단에 이어 미·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타격 등 전황이 악화했고, 미시간대에서 집계한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최저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시장을 끌어내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 500지수는 1.67% 내린 6,368.85로 7개월 최저치를 기록했고, 다우지수는 793.47포인트 급락한 45,166.64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대비 10% 하락해 공식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하루 만에 2.15% 빠진 20,948.36으로 전날 이어 조정 국면이 깊어졌다.
이날까지 나스닥 지수는 지난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약 13%, S&P 500은 종가 기준 최고치 대비 8.7% 내렸으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 5주 연속 3대 지수 하락을 기록했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란은 중국 국유 해운사 코스코(COSCO) 소속 컨테이너선 2척까지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통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은 이란 국내용 생활용품·의약품 등을 실은 화물선뿐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아라크 핵 연구단지 원자로와 우라늄 생산 시설 등을 폭격을 지속 중이다. 이란은 쿠웨이트 항구 2곳을 타격하는 등 양측간 접촉과 별개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소식들이 더해지며 이날 북해산 브렌트 원유 5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5.8% 뛴 배럴당 114.27달러, 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7.09% 상승한 배럴당 101.18달러로 유가 초강세 국면이 이어졌다.

◆ 바클레이스 "트럼프 풋, 효력 약해져..헤드라인에 지쳤다"
이란 전쟁 종료 가능성이 희박해진 가운데 바클레이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으로는 시장의 하방을 방어하는 이른바 ‘트럼프 풋’의 효과도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의 에마뉘엘 카우 유럽주식전략 헤드는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긴장 완화 발언은 주식을 부양해왔지만, 끊임없는 말 바꾸기와 헤드라인 피로도로 인해 그 효력은 심각하게 훼손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월요일 시장 개장 전까지 원유·금리·주식 전반에서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 가능성에 패닉 매도가 이어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7시 4분 트루스소셜을 통해 최후통첩 기한을 5일 연장해 시장을 진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란의 군사적 능력이 백지화되었다고 밝혔으나, 호르무즈 해협 운항 재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장은 하락을 지속했다. 이후 지난 목요일 오후 4시 11분 이란과의 협상 기한을 4월 6일까지 10일간 재연장했으나 발언 시점에 S&P500 선물과 나스닥100 선물 지수 등이 반짝 상승했을 뿐, 하루 뒤인 이날 개전 이후 최악의 하락을 기록했다.
카우 전략가는 “이번 전쟁 상황은 유동적이고 상당히 혼란스럽다”면서, "분쟁과 유가 충격이 길어질수록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이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은 연율 2.9%, 선진국 전체 성장률은 1.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과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프랑스에서 열린 G7 외교장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이번 전쟁 이후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저지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 의회가 추진하는 해협 통과세 법안을 겨냥해 ‘불법적이며 세계에 위험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루비오 장관은 "작전 종료 후 해협을 처음 통과하는 유조선들은 누군가의 호위를 원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좋은 보험을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동맹국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루비오 장관은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지상군 없이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여러 긴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모호한 답변을 이어갔다.
현재 미 국방부는 해병 원정부대 2곳과 82공수사단 병력 등 약 7천~8천 명의 중동 배치를 명령했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최대 1만 명의 추가 지상군 투입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백악관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에 즉각적인 지상 침공 계획은 없다고 시그널을 보냈다면서도 언제든 트럼프가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고 전했다.

◆ 이란 전쟁에 소비심리 꺾였다..브레이크 없는 에너지 가격 상승
매크로 지표도 부담을 가중시켰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3월 최종치가 53.3으로,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증시 하락폭이 커지면서 중·고소득 소비자와 주식 보유 소비자의 소비심리하락이 두드러졌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월 3.4%에서 3.8%로 뛰어 작년 4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보였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같은 날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높은 연료비와 비료 가격이 인플레이션 기대로 전이되는 속도가 좀 더 빠르고 지속적일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이달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면서 올해 금리 인하를 1회 전망하고 있으나, 선물시장은 금리 동결 또는 하반기 25bp(1bp=0.01%p) 금리 인상 가능성을 24~30% 가량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맥쿼리 그룹은 호르무즈 해협이 6월까지 폐쇄될 경우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 휘발유 전국 평균은 갤런당 3.98달러로, 심리적 저항선인 갤런당 4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거시 경제에 대한 전망 악화까지 더해지면서 대형 기술기업 중심으로 순환하듯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2.17% 밀렸고,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업의 중독 위험에 대한 미 법원 판결 영향으로 메타는 3.98%, 구글도 2.49%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이번 주 20% 가까이 하락한 뒤 0.49% 소폭 반등했으나 시장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시장 급락 속에 월마트와 코스트코가 0.5% 안팎 오르며 방어주 역할을 했고,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엑손모빌이 3.28%, 쉐브론은 1.62% 상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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