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 장중 1,520원선까지 치솟으면서 추가 급등 여부와 진정 시점을 둘러싼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중동발 고유가, 외국인 매도, 달러 수급 불안이 겹치며 환율이 사실상 ‘유가 연동 장세’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 장중 1,520원선까지 치솟으면서 추가 급등 여부와 진정 시점을 둘러싼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환율이 이렇게 오르면 수입 물가와 해외투자 손실 부담이 함께 커진다는 점에서 기업과 투자자 모두의 체감 압력이 상당하다. 중동발 고유가, 외국인 매도, 달러 수급 불안이 겹치며 환율이 사실상 ‘유가 연동 장세’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단기 구간에서는 1,510원대 후반이 중심 축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이 이 구간을 새로운 기준 가격대로 인식하며 위·아래로 움직일 것이라는 의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금일 원·달러 환율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고유가와 강달러 흐름이 이어짐에 따라 1,510원대 후반 중심 등락 전망”이라며 “현재 1,510원대에서 지지력을 확보하며 고점을 높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고, 유가를 추종하는 달러 강세 기조가 꺾이지 않아 역내외 투자자들의 롱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롱 심리는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 보고 달러를 사들이려는 투자자들의 성향을 뜻한다.
다만 분기말 수출·중공업 업체의 고점 네고와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가 상단을 누르는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점 네고는 환율이 높을 때 달러를 팔아 원화로 바꾸는 수출업체의 매도 물량을 의미한다.

이번 환율 급등은 단순한 달러 강세를 넘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부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달러화 지수 상승폭은 2.2%에 불과하지만 원화 가치는 5% 이상 하락했다”며 “엔화가 당국 개입으로 160엔 부근에서 진정된 것과 달리, 원·달러 환율만 금융위기 이후 처음 1,520원을 넘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3월 누적 50조원 안팎의 외국인 주식 순매도, 4월 배당금 역송금 수요 우려,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성장률 하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배당금 역송금은 국내 기업이 외국인에게 지급한 배당을 다시 달러로 바꿔 해외로 보내는 흐름을 말한다.
향후 방향성은 결국 유가와 중동 정세에 달려 있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유가가 안정되면 환율도 진정될 여지가 있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고환율이 고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4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과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 등 구조적으로는 달러 수급 개선 요인이 있지만, 고유가가 지속되는 한 환율 하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이란발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해 보이고, 유가만 바라보는 천수답 환율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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