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비닐과 포장재 등 플라스틱 가공품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원재료 가격 급등까지 겹치며 종량제 봉투 납품 포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3일 플라스틱 가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는 원료 가격 부담에도 불구하고 물량 부족은 본격화하지 않았지만 이달부터는 수급 차질이 실제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플라스틱 가공업체는 원료를 먼저 공급받고 이후 가격을 통보받는 '후불제' 구조로 운영된다. 이에 3월 사용분 가격이 4월에 확정되는데 이미 지난달 공급분 가격이 t당 20만~30만원, 일부는 40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통보됐다.
문제는 이달 이후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전쟁 장기화에 따라 이달 t당 60만원 이상 추가 상승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량제 봉투 원료인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기준으로 가격은 2월 t당 140만~150만원 수준에서 두 달 만에 약 100만원 가까이 오르는 셈이다.
중동산 원료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약 25일이 걸리는 만큼 이달부터는 실제 물량 차질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식품 용기, 포장재, 비닐봉지 등 일상 전반에 쓰이는 제품 생산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종량제 봉투는 조달청 다수공급자계약(MAS)을 통해 납품되는 구조상 가격 반영이 늦어 납품업체 부담이 크다.
계약 기간 중 단가 조정이 가능하더라도 절차상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업체들은 인상된 원가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원가 급등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납품 포기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패션·뷰티업계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지만 대응 준비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일정 수준의 물량이 충분한 상태로 현시점에서 추가 포장재 확대 계획은 없다"면서도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고환율, 고유가, 고운임 등이 지속할 수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나프타를 비롯한 원재료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재고 비축이나 공급망 다변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대체 포장재 확보에 나섰다. LF는 친환경 포장 확대를 검토 중이며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친환경 포장재 활용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중동 전쟁 이후 종이 포장재 상담 문의는 30~40% 증가했다.
뷰티업계 역시 재생 원료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 등 대응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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