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재정정책만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이루어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퇴임을 맞은 한은 총재로서 마지막 메시지다.
이 총재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이임식을 갖고 "지난 4년 여러 위기 상황을 관리하면서 제가 다시 한번 깨달은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 구조변화를 예로 들며 "현실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과거와 같이 외환시장 개입이나 금리정책만으로 환율을 관리하려고 하면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저출생과 저성장 문제 또한 통화·재정정책과 같은 단기 처방보다는 노동, 교육 분야 등의 구조개혁을 요구하고 있고 산업도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오히려 더 심화되어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년 전 취임하며 한국은행이 '통화·금융정책의 울타리를 넘어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가 되자고 했던 마음이 지금도 같다"며 "한국은행이 교육, 주거, 균형발전, 청년고용, 노인빈곤 등 우리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를 계속 연구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 총재는 지난 2022년 4월 취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두차례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취임 이후 금리 인상과 인하를 포함 총 10차례 기준금리를 조정했다. 이 총재는 "지난 4년은 우리가 예상했던 범위 안에서의 시간이 아니라, 그 경계를 끊임없이 넘어야 했던 시간"이라고 돌아봤다. "아직 중동전쟁이 끝나지 않아 외환금융시장이 충분히 안정되지 못한 채 자리를 넘기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위기 관리 능력은 어느 선진국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기에, 신임 총재님과 함께 외환·금융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보람있는 순간'으로 이 총재는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금리정책을 통해 주요 중앙은행보다 먼저 2%대 목표 수준으로 되돌린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고, '한국형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 '구조개혁 보고서'를 통한 정책 자문 역할 강화 등을 꼽았다.
끝으로 한국형 점도표 공개, 소버린 AI 구축과 같은 새로운 시도를 지지해준 금통위원들과 '시끄러운 한은'을 만들어준 직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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