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의 첨단 정밀유도무기 재고가 급감하면서 아시아와 유럽 지역 대비 태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거리 스텔스 미사일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이 대량 소모되며 미국의 글로벌 군사 전략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이 '장대한 분노' 작전 개시 이후 장거리 스텔스 순항미사일인 '합동 공대지 원거리 미사일 확대사정거리형'(JASSM-ER) 약 1,100발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남은 재고는 약 1,500발 수준으로 전해졌다. 전체 보유량의 절반 가까이가 소진된 셈이다.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 약 1,000㎞로 적 방공망 밖에서 주요 표적을 타격하도록 설계됐다. 중국과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개발된 대표 무기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발당 가격은 약 110만달러(약 16억원) 수준이다.
미군은 또 발당 360만달러(약 53억원)인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도 1,000발 이상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 연간 구매 물량의 약 10배 규모다.
이란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기습 공격하며 시작됐고 4월 8일 새벽 휴전 발표 이후 교전이 중단됐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3월 27일 보고서에서 당시까지 토마호크 850발이 사용됐고 남은 재고는 3,000발 초반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번 전쟁을 수행할 탄약은 충분하지만 토마호크와 다른 미사일 지출이 많아 다른 전구에서 미국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서부 태평양에서 그렇다"고 분석했다.
한 발당 가격이 400만달러(약 59억원)에 달하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도 지금까지 1,200발 넘게 사용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생산량 약 600발의 두 배에 해당한다.
이 밖에 정밀타격미사일과 에이태큼스 지대지 미사일 역시 1,000발 이상 소모돼 재고 부족 우려가 제기됐다.
탄약 소모가 커지자 미국 국방부는 아시아와 유럽에 배치했던 미사일과 폭탄 일부를 중동으로 긴급 전환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비용도 막대하다. 백악관은 공식 집계를 내놓지 않았지만 미국기업연구소 등은 4월 초 보고서에서 당시까지 전쟁 비용을 280억~350억달러, 한화 약 41조원~52조원으로 추산했다. 하루 비용은 10억달러, 약 1조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방부 관계자들이 의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전쟁 첫 이틀 동안 소모된 탄약 가격만 56억달러, 약 8조3,000억원이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기존 탄약 비축량을 회복하려면 지역별 군사력 유지와 생산 확대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 잭 리드 의원은 "현재 생산 속도로는 우리가 소진한 것을 복구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고문 마크 캔시언은 "미국이 충분한 재고를 보유한 탄약도 많지만 일부 핵심 지상공격 및 미사일 방어 탄약은 전쟁 전에도 부족했고 지금은 더욱 부족해졌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 전력 이동도 두드러졌다. 미군은 남중국해에 있던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전단을 중동으로 재배치했고 태평양 지역 해병원정전투단 소속 해병대 약 4,400명도 이동시켰다.
또 한국에 배치된 사드 요격미사일 일부도 중동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대변인은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기사의 전제 자체가 거짓"이라며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축 무기와 탄약은 본토 방어와 대통령이 지시하는 모든 군사 작전을 수행하기에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