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성과급 달라"…도미노 파업 우려에 '초긴장'

입력 2026-04-26 13:57  

SK하이닉스 10% 이어 삼성전자 15%·현대차 30% 요구 산업계 파업주의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이를 둘러싼 성과급 배분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인상 요구가 본격화된 가운데, 하청 노조까지 움직임에 가세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노사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를 계기로 대기업 전반에서 성과급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하고,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가 영업익 300조원을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수가 12만8천명임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3억5천만원이 넘넌다. 반도체 부문 국내 임직원 7만8천명에게 대부분을 배분한다면 5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은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주장했고, 최근 노조의 투쟁 결의대회에도 4만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가하는 등 파업 동력이 커지고 있다.

성과급 확대 요구 흐름은 다른 대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에 월 기본급 14만9천600원 인상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데 이어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익 15%를 요구하고 나선 데 비해 수위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에서 타사를 기준 삼아 요구 수위를 높여가는 식의 '성과급 치킨게임'이 고착화할 경우 투자 및 고용 위축 등으로 경제 전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계기로 이 같은 갈등이 대기업을 넘어 중소 협력업체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법 시행 후 하청 노조들이 실질적, 구체적 지배력 유무와 무관하게 임금, 성과급 인상을 교섭 의제로 제시하는 사례가 잇따른 상황에서 대기업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이 하청 노조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경쟁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57.7에 그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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