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쿠데타 이후 첫 직접 만남…미얀마 "수치 고문 건강" 주장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이 군사정권 수장 출신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이 이끄는 미얀마 정부와 5년여 만에 처음으로 외교장관 회의를 갖고 미얀마 평화를 위한 5개 합의 항목 이행을 촉구했다.
올해 아세안 순회 의장국인 필리핀의 테레사 라사로 외교장관과 시하삭 푸앙껫께우 태국 외교장관은 12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다른 아세안 회원국 외교장관들과 함께 틴 마웅 스웨 미얀마 외교장관과 비공식 대면 회의를 가진 뒤 이같이 전했다.
이번 회의는 2021년 2월 미얀마 군사 쿠데타 이후 아세안·미얀마 외교장관들의 첫 직접 만남이다.
아세안의 미얀마 특사인 라사로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아세안은 미얀마 측에 5개 합의 항목 이행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진전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라사로 장관은 "우리가 미얀마 외무장관과 회담을 한다는 점은 일종의 전환"이라며 "이번 비공식 회담이 아세안과 미얀마 간의 더 진전된 관여를 위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하삭 장관도 "우리가 촉구하는 (미얀마와의) 관여는 5개 합의 항목을 이행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아세안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쿠데타 이후 2021년 4월 아세안과 민 아웅 흘라잉 당시 최고사령관은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폭력 즉각 중단, 모든 당사자 간 대화 개시, 인도적 지원 제공 등 5개 항목에 합의했으나, 이후 미얀마 측은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이에 아세안은 정상회의나 외교장관 회의 등에서 군사정권 고위직의 공식적인 참가를 배제하고 차관과 같은 비정치적·하위급 관료의 참석만 허용, 미얀마 정권 지도부와 관계 단절 상태를 이어왔다.
특히 아세안 측은 최근 가택연금으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수치 고문을 만나 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미얀마 측은 수치 고문이 건강하고 필요한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그는 (우리의)친척, 자매이니 우리가 그를 돌보겠다"고 답했다고 라사로 장관은 전했다.
지난 4월 말 미얀마 정권은 5년여 동안 수감 생활을 해온 수치 고문을 가택연금으로 감형했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외부와의 접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라사로 장관은 올해 말 미얀마를 방문해 인도적 지원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얀마 측은 또 국경 지역의 범죄단지(사기작업장) 등 초국가적 사기 행위를 없애기 위한 노력에 대해 아세안 회원국들에 브리핑했다.
라사로 장관은 이날 회의에 대해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다"면서 "상황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이런 모든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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