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의 담도암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결과를 놓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전체적인 결과로만 보면 실패에 가깝다는 지적과 효과를 입증한 만큼 신약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김수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김 기자, 임상이 실패냐, 성공이냐 논란이 있다는데 정확히 알려주시죠.
<기자>
어제 (27일) 저녁에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ABL001(토베시미그)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이전받은 미국 컴퍼스테라퓨틱스가 임상 2/3상 최종 결과를 발표했죠.
이반 임상은 담도암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세포독성항암제 파클리탁셀)에 ABL001을 함께 투여했을 때 환자 생존기간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 살핀 시험입니다.
ABL001-파클리탁셀 병용군, 파클리탁셀 단독사용군 이렇게 나눠 효과를 비교했고요.
<앵커>
임상에서는 보통 '평가변수'가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살피는 기준이죠?
<기자>
일반적으로 그렇습니다.
임상시험 전 미리 평가변수를 정하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달성했느냐가 중요합니다.
해당 임상의 주요 1차 평가변수는 이미 이번 달 초에 톱라인 발표를 통해 밝혀졌죠.
파클리탁셀만 사용한 반응률(ORR)은 5.3%였지만, ABL001을 병용하면 17.1%로 훌쩍 뛰어 기준을 충족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주요 2차 평가변수 충족에 대한 이야깁니다.
첫번째 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PFS)입니다, 병이 더 심해지지 않고 대상자가 생존해 있는 기간을 뜻하죠.
ABL 병용군의 PFS는 4.7개월, 파클리탁셀 단독군의 PFS는 2.6개월이었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꽤 차이가 있습니다,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
PFS에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논란은 또 다른 2차 평가변수인 전체생존기간(OS) 입니다, OS는 치료 시작부터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전체 기간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병용군은 8.9개월, 단독군은 9.4개월로 발표가 됐습니다.
변수를 충족하지 못한거죠.
<앵커>
그럼 실패했다고 간주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기자>
일반적으로는 그렇지만, 해당 임상에는 약간의 특이점이 있습니다.
'교차투여(Crossover)'가 허용됐다는거죠,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결과 왜곡'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교차투여란 대조군, 그러니까 임상시험에 쓰이는 약을 투여받지 않는 집단에 배정된 환자가 질병이 진행되면 시험약으로 치료를 전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차투여가 발생하면 대조군 환자가 중간에 치료제를 바꾸다보니, 단순히 계산했을 때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기도 합니다.
이번 임상을 살펴보니 대조군의 54%에서 교차투여가 이뤄져, 전체 임상 참여 환자의 85%가 ABL001을 투여받았습니다.
일반적인 OS 집계로는 병용군 8.9개월, 단독군 9.4개월이 나왔잖아요?
그런데 대조군만 살펴보면, 교차투여를 받은 환자의 OS 중앙값은 12.8개월이, 교차 투여를 받지 않은 환자는 6.1개월이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 2차 평가변수 OS 자체는 충족을 못했지만, 전체 생존기간을 살피면 약의 효능은 입증한 셈입니다.
사실 임상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교차투여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었고, FDA 역시 임상 승인을 내줄 때 이를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교차투여가 임상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FDA가 감안하기도 하거든요.
반응률과 무진행생존기간은 유의했고요.
때문에 컴퍼스테라퓨틱스는 예정대로 FDA 허가 신청(BLA)를 위한 미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비슷하게 임상에서 교차투여로 OS가 희석됐지만 PFS, ORR 개선으로 FDA 승인을 받은 약들도 존재하고요 (화이자 신장암 치료제 수텐).
<앵커>
이렇게 복잡해질 수 있는데 교차투여를 허용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과거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기자들에게 ABL001 병용 임상 시작단계부터 '필요한 환자에겐 대조군이라도 약을 쓸 수 있게 하겠다'고 언급해왔습니다.
사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자신이 대조군에 해당된다면 실망하기도 하거든요, 약의 효과가 있다고 가정했을때요.
교차투여는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일종의 윤리적 장치이기도 합니다.
에이비엘 측은 이렇게 많은 대조군 환자들이 교차투여를 희망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오늘 (28일) "ABL001이 승인되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기여하는 건 맞지만, 불발되더라도 기업 가치에 문제가 없다"며 "현재의 주가하락이 매우 과도하다고 평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기업가치가 Grabody-B, Grabody-T, ADC 등 다양한 플랫폼 및 파이프라인으로 분산되어 있고, 대부분의 증권사 리포트가 ABL001의 가치를 포함하지 않거나 5천억 미만으로 평가한다"는 게 에이비엘바이오 측 설명입니다.
<앵커>
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