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챙긴다" 폭발…'탈퇴 인증'까지

입력 2026-05-03 07:48  


총파업을 앞둔 삼성전자 노동조합 내부에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반도체 부문 중심의 요구안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비반도체 부문 조합원들의 탈퇴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에는 최근 노조 탈퇴 신청 글이 급증하고 있다. 하루 100건 수준이던 탈퇴 신청은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었고 29일에는 1,000건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른바 '탈퇴 인증' 움직임도 이어지며 확산세가 뚜렷하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노조가 제시한 성과급 요구안이 특정 사업부에 편중됐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노조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 DS 부문에 대해 영업이익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지만 디바이스경험 DX 부문에 대해서는 별도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내 유일한 과반 노조로 조합원의 약 80%가 DS 부문 소속이다. 이번 파업 역시 DS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완제품 사업을 맡는 DX 부문은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고 연간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노조 요구가 관철될 경우 DS 부문 직원들은 1인당 최대 6억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DX 부문은 성과급 기대는커녕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조직 내 위화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이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이 같은 내부 갈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조는 DS 내부에서도 적자를 내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까지 동일한 기준 적용을 요구하고 있어 DX 부문의 반발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DX 부문에서는 노조가 과반 지위 유지와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소수인 DX를 사실상 배제하고 DS 결속에 집중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갈등은 최근 노조의 운영 방식에서도 촉발됐다. 노조는 파업 기간 15일 이상 참여하는 스태프에게 최대 30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겠다며 인력 모집에 나섰다. 이 결정은 앞서 쟁의 기간 조합비를 1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한 조치와 맞물리며 불만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다만 전체 약 7만4,000명의 조합원 가운데 DX 비중이 약 20%에 그치는 만큼 파업 자체는 예정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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