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이 전쟁 배상금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을 포함한 14개항 협상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용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방금 우리에게 보낸 계획을 곧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난 47년간 인류와 세계에 저지른 일에 비해 아직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계획이 수용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란의 제안은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됐다. AP통신은 이란이 미국의 9개항 종전안에 대한 답변으로 14개항 수정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번 협상안에는 ▲전쟁 배상금 지급 ▲군사적 침략 재발 방지 보장 ▲미군의 이란 주변 철수 ▲해상 봉쇄 해제 ▲해외 자산 동결 해제 등 대이란 제재 해제 ▲레바논 등 모든 전선 종전 ▲호르무즈 해협 새로운 통제 메커니즘 구축 등이 포함됐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서는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하고 선박 통항을 통제할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이란은 미국이 제안한 2개월 휴전안 대신 30일 내 핵심 쟁점을 일괄 타결해 완전 종전에 나서자는 입장이다. 단순 휴전이 아닌 전면 종식을 목표로 협상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요구안 상당수는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를 협상 불가 사안으로 보고 있으며 전쟁 배상금 역시 수용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들이 합의를 원하지만 나는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히며 협상안에 부정적 입장을 확인했다.
또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마이애미로 이동하기 위해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에는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재개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지난달 8일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후 협상이 결렬되면서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현재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항만 해상 봉쇄 등 경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협상의 핵심 쟁점도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제재 해제와 함께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이란이 종전에 먼저 합의한 뒤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핵 협상을 진행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 중단에 동의하더라도 민간 목적의 농축 권리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국들은 이번 제안을 계기로 협상 재개를 시도하고 있지만 핵심 의제에서 양측 입장 차가 큰 만큼 단기간 내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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