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쓸데없이" 대통령 지적 속…땅에 묶인 돈 '106조원'

입력 2026-05-06 11:26  

50대 그룹 '비업무용 부동산' 106조2천839억원 취득 당시보다 가치 2배 넘는 기업도 46곳


정부가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을 시사한 가운데, 국내 50대 그룹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 규모가 지난해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50대 그룹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비상장 계열사 374곳 가운데 2024∼2025년 2년 연속 투자부동산 공시가 가능한 상장·비상장사 181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비업무용 부동산 총액은 106조2천8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규모다.

이번 조사는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를 제외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취득가 기준 장부금액이 아닌 현재 시장 가치를 반영한 공정가치를 기준으로 비업무용 부동산 가액을 산출했다.

비업무용 부동산은 기업이 생산·영업 활동에 직접 사용하지 않거나 업무상 필요한 수준을 초과해 보유한 부동산을 의미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투기 억제 등을 위해 높은 세율이 적용됐지만 외환위기 이후 규제가 완화되면서 세 부담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이를 사실상 '불로소득'으로 보고 과세 강화 방안을 검토하면서 기업 자산 전략의 중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기업들이 쓸데없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뭐 하러 그렇게 대규모로 (부동산을) 가지고 있나"라며 청와대 정책실에 대대적인 점검과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50대 그룹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보유한 그룹은 삼성(12조7천690억원)이었다. 자산 총액 대비 1.5% 수준으로, 전년보다는 8.2% 감소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그룹 전체 비업무용 자산 대부분인 11조7천863억원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별도 기준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투자형 부동산은 7조5천972억원이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보험사는 보험업법상 비업무용 부동산을 소유할 수 없어 해당 부동산은 모두 투자형 부동산으로 운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11조5천178억원으로 전년보다 11.5% 늘었다. 자산 대비 비중은 7.6%였다. 롯데쇼핑이 6조8천284억원, 호텔롯데가 2조7천902억원을 보유해 80% 이상을 차지했다.

한화그룹은 8조8천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5%, KT그룹은 8조3천334억원으로 12.5% 각각 증가했다. 이어 미래에셋그룹 5조7천684억원(21.1%↓), GS그룹 4조7천593억원(19.9%↑) 등이었다.

다우키움그룹은 4조3천683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8천264억원(71.9%)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그룹 자산 대비 비업무용 부동산 비중이 10%를 넘는 그룹은 HDC그룹(15.3%), KT&G그룹(11.1%), KT그룹(10.5%), 현대백화점그룹(10%) 등 4곳이었다.

취득 당시보다 비업무용 부동산 가치가 2배 이상 오른 곳은 46곳, 3배 이상 상승한 곳은 17곳이었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HDC영창(현 IPARK영창·857.3%)이었으며 KT알파(654%), 롯데정밀화학(617%) 등이 뒤를 이었다.

공정가치 대비 임대수익률이 5% 이상인 그룹은 12곳으로, CJ그룹(9.6%), 미래에셋그룹(8%) 등이었다. 계열사 기준으로는 임대수익률 5% 이상이 60곳, 10% 이상은 15곳이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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