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이라서 반대쪽도 절제? "미리 안 해도 된다"

김수진 기자

입력 2026-05-07 15:26   수정 2026-05-07 17:00

유방암 절제 수술을 시행하는 모습(출처 한양대학교병원).

한 쪽 가슴에 유방암이 발생했을 때 다른 한 쪽에 암이 없더라도 예방을 위해 절제하는 경우가 있다.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유방암 환자 이야기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반대측 유방암 발생 위험은 유전자 종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일률적으로 예방적 절제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차치환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 연구팀 성과다.

연구팀은 국내 14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코호트 연구를 통해 BRCA 변이 유방암 환자의 반대측 유방암(CBC) 발생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BRCA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유방암 환자 4,009명을 대상으로 약 8년에 걸친 추적 관찰을 진행한 결과, BRCA 변이를 가진 환자는 비보유 환자에 비해 반대측 유방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10년 누적 발생률은 약 7.8%(BRCA1 변이 환자에서 9.1%, BRCA2 변이 환자에서 5.8%, 통계적 유의성 없음)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기존 생존분석을 넘어 ‘대응분석(correspondence analysis)’ 기법을 적용해 환자군을 정밀하게 분류했다.

그 결과, BRCA1 변이를 가진 50세 미만 환자에서는 삼중음성 유방암 및 고등급 종양이 반대측 유방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을 보였으며, BRCA2 변이 환자에서는 Ki-67 수치가 높은 경우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유전자 변이 여부만으로는 반대측 유방암 발생 위험을 결정할 수 없으며, 종양의 공격성과 증식 특성이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는 뜻이다.

차치환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
교신저자인 차치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BRCA 변이를 가진 유전성 유방암 환자에서도 위험도가 균일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앞으로는 유전자뿐 아니라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과 환자 개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험군에서는 예방적 수술을 적극 고려할 수 있지만, 저위험군에서는 과잉 치료를 피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불필요한 수술을 받은 환자는 신체 이미지 손상이나 삶의 질 저하 등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대 규모의 BRCA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다기관 분석이며, 새로운 통계 기법을 통해 위험 요인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방암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장기 추적, 추가 연구를 통해 개인별 위험 예측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reast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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