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정부 중재 하에 진행되는 노사 사후조정을 하루 앞둔 가운데 총파업을 주도하는 최대 노동조합의 부위원장이 "회사를 없애버리는 게 맞다. 분사도 각오한다"는 등 격한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언급하자 최대 노조 위원장이 "굴하지 않겠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협상 시작 전부터 격앙된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이송이 부위원장은 이날 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파업 동참을 독려하며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가 책임진다"며 "분사할 거면 하고,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돈 보고 이거 하는 거 아니다"라며 "분사 각오로 전달한다. 이번에 꺾이면 다시는 삼성전자는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게시글을 본 조합원과의 일대일 대화에서 이 부위원장은 "회사 XX이나 한 대 갈기고 싶다", "가족 같은 소리하고 있네요", "감방 보내면 책도 좀 읽고 운동 좀 하고 오겠다"는 등 거친 말을 쏟아냈다.
이같은 대화 내용은 해당 조합원이 노조 커뮤니티 등으로 옮겨 공개됐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비판적 의견을 드러냈다. 일각에서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성과급 요구만 해 노노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비(非)반도체 부문인 DX(디바이스경험) 소속인 이 부위원장이 분사까지 거론한 것은 갈등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반응이다.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앞두고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한 가운데 이같이 격앙된 발언이 나왔다.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사측과 사후조정 사전 미팅을 가졌다며 "사측이 (정부의) 긴급조정권(발동)을 시사하며 조합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의 긴급조정 언급 이후 회사의 태도도 변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긴급조정, 중재로 가면 노조가 힘들 것이라고 해서 '그만 이야기하자' 하고 나왔다"며 "피해가 클 것이라고 압박하지만 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측이 이날 미팅에서 앞서 열린 1차 사후조정 때 중노위가 제시한 검토안보다 더 후퇴된 안을 제시했다고 최 위원장은 전했다.
그러면서 이에 "납득할 수 없다고 전달했고, 내일 사후조정에서 동일한 자세라면 합의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사측의 '후퇴된 안'이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의 상한(연봉의 50%)을 유지한 채 EVA(경제적부가가치)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넘어서면 OPI와 별도로 영업이익의 9∼10% 재원을 전체 부문 60% 대 사업부별 40%로 나누자는 제안이라고 전했다.
반면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제도화하자고 요구한다. 성과급 재원은 DS 부문 전체 70% 대 사업부별 30%으로 나누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세종 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대화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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