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월급도 못 주는데 보증은 거부"…MBK·채권단 공방

박승원 기자

입력 2026-05-20 18:02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채권단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자금난 심화로 수십개 점포 휴업은 물론 임직원 월급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단을 상대로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MBK는 지급보증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MBK 보증을 전제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운용자산만 수십조원에 달하는 MBK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해 메리츠금융은 약 1,000억원 규모의 2~3개월 초단기 신규 운영자금(브릿지론) 지원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지원 조건으로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상환, 기존 DIP(긴급운영자금) 대출과 유사한 수준의 이자율, 최대주주인 MBK와 경영진 개인들의 연대보증 등을 제시했다.

메리츠금융이 제시한 자금 지원 조건에서 홈플러스는 조기상환 제안은 수용하지만 최대주주인 MBK와 경영진 등의 연대보증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18일 보도자료 내고 메리츠금융에 "이미 다른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연대보증을 제공한 상황이라서,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에 대한 질권을 연대보증 대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리츠금융은 신규 자금 지원에 앞서 최대주주의 책임 있는 보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메리츠금융은 지난 17일 “추가 자금 지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배임 등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MBK 측에 보증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신규 브릿지론에서 담보나 보증 요구는 일반적이며, 특히 이미 홈플러스에 빌려준 약 1조2,000억원 회수 여부를 놓고 큰 부담을 가지고 있는 메리츠금융으로서는 신규 대출을 위해 담보나 보증요구 등이 필수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MBK와 메리츠금융 간에 공방이 격화되면서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를 자처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돈을 굴리는 사모펀드 MBK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집계 기준(2024년 12월 말)으로 운용자산만 17조원이 넘는 MBK가 홈플러스에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등 자구책도 아닌 신규 대출을 위한 보증 요구마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홈플러스 회생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시민단체도 MBK 책임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과 자금 조달 계획도 실효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당초 시장에서 거론된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 매각이 진행됐고 MBK가 부담하기로 한 자금 역시 필요한 유동성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MBK는 "익스프레스 매각은 회생 절차에 따라 진행된 거래"라며 "자산 회수 목적에 따라 독자적으로 추진된 거래가 아니라며 부채를 승계하는 조건 등을 감안하면 3천억원 수준 가치의 거래"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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