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자자들한테 한 조언이…" 곳곳서 서늘한 경고

김보선 기자

입력 2026-05-26 08:04   수정 2026-05-26 08:33

"AI도 호황과 폭락 사이클 예외 아냐" CNBC, 한국증시 삼전닉스 '쏠림' 조명
미국 뉴욕시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메모리 관련 주식이 최근 몇 년간 강세장을 이끈 가운데, 시장이 '주기성'을 간과할 경우 위험을 자초하게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기록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업계 특유의 '호황과 폭락'(boom and bust) 사이클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AI가 호·불황 반복의 역사 뒤집었다?"

미 CNBC 방송은 25일(현지시간) 경영진들은 AI가 그간 업계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 온 역사를 뒤집고 구조적인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수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며, 이 같은 논리에 반하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보도했다.

블루박스 자산운용의 윌리엄 드 게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메모리 업계의 '기복'을 지적하며 "사람들이 메모리 사이클은 사라졌고 이제 장기적인 가치 창출 산업이 됐다고 주장할 때마다 저는 여전히 그런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의심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AI 칩 광풍이 파멸의 씨앗을 품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투자자들이 반도체 산업의 사이클 특성을 잘 감안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결정적 시기에 이 사이클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WSJ의 선임 마켓 칼럼니스트 제임스 매킨토시는 해당 칼럼에서 이번 AI 칩 열풍의 대표 사례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고대역폭 메모리(HBM) '톱3'로 꼽히는 미국 마이크론을 거론했다.

매킨토시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3년 전에는 역대급 손실을 냈던 신세였지만 지금은 미국 증시에서 6번째로 수익성이 좋은 종목이다. 마이크론의 향후 12개월 선행 순이익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플랫폼(메타)이나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도 웃도는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오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지속적인 AI 관련 혼란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터보퀀트'라는 '혁신'이 공개되자마자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던 일도 관련한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한국 '삼전닉스' 열풍 콕 집었다

특히 CNBC는 이와 관련해 한국 주식시장의 '집중' 위험에 대해 조명했다.

메모리 주가 과열이 한국 증시 전반의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한국의 코스피 지수를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두 기업의 주가는 지수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티브 브라이스가 "지난주 한국에 있었을 때 고객들에게 포트폴리오의 일부에서 이익을 실현하고 전 세계적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로 전환할 것을 조언했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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