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력한 제재에 갇혀있던 중국 반도체와 AI 기업들의 반격이 매섭습니다. 최근 중국 증시에서 기술주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하는데요. 전효성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중국 본토 증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요?
<기자>
그동안 중국 증시를 견인하던 것은 은행, 국영 광공업 기업, 대형 소비재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나스닥이라 불리는 과창판 지수가 급등하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말 기준 중국 기술주 시장(심천, ChiNext, 과창판)을 합친 비중이 전체의 51.5%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건데요. 중국 주식시장의 중심축이 상해 중심의 '구경제'에서 심천과 과창판 중심의 '신경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이 AI 반도체나 핵심 장비 수출을 다 막아놨잖아요? 이런 상승세가 단순한 기대감인지, 아니면 실체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기자>
최근 화웨이가 공식 행사에서 흥미로운 개념을 제시했는데요. 바로 '타우의 법칙'입니다. 기존 인텔 주도의 '무어의 법칙'이 칩을 원자 단위까지 깎아서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었다면, 타우의 법칙은 칩을 여러 층으로 접어 올리는 '로직 폴딩' 방식입니다. 평면이 아니라 수직으로 배치해 신호 이동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이겠다는 겁니다.
화웨이는 이 방식을 쓰면 네덜란드 ASML의 EUV 장비 없이 구형 장비 DUV만으로도 고성능 칩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발표 직후 중국 파운드리 기업인 SMIC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자국 내 반도체 소부장 밸류체인 전체가 지난주부터 엄청난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GPU, HBM, EUV 수출 통제로 중국을 막았지만, 중국은 자신들만의 우회로를 찾은 셈입니다.
여기에 중국의 대표 메모리 기업 창신메모리(CXMT)는 중국 증시 상장 허가가 됐습니다. 한화로 6조 5천억원을 조달할 계획인데 반도체 투자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낸드 시장에서 10%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양쯔메모리(YMTC)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실제 투자 심리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어제 월가에서 마이크론 주가를 하루 만에 폭등시킨 보고서가 화제였는데, 거기서도 중국 기업을 콕 찍어 경계했다고요?
<기자>
UBS 보고서에서 마이크론이 엔비디아 정도의 가치를 못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 목표주가를 3배 높이자 마이크론 주가가 폭등했었죠. 그런데 그 보고서에서도 잠재적 경쟁자로 중국 기업을 지목했습니다.
YMTC가 낸드플래시 증설 물량인 4만5000wpm(웨이퍼 퍼 먼스, 월 4.5만장 웨이퍼 생산) 가운데 3만wpm을 D램 생산으로 돌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2028년이후 중국 기업이 D램 시장에 본격적으로 물량을 쏟아내면 가격 하락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월가에도 퍼지고 있습니다.
<앵커>
반도체 같은 하드웨어에서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중국인데, 이미 AI 서비스 쪽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고 들었습니다. '토큰 경제'라는 말이 나오던데요.
<기자>
지금 AI 시장은 챗GPT 같은 대화형을 넘어 '추론형 AI'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단위인 '토큰'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건데요. 중국은 압도적인 전력 생산량을 무기로 이 토큰 처리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중국의 전력 생산량이 미국의 2.2배에 달하거든요. 현재 100만토큰을 처리하는 가격이 2.1달러로 미국의 3분의1수준에 불과합니다.

<앵커>
결국 싼 전기료를 무기로 AI 인프라 시장을 휩쓸고 있다는 거군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디를 주목해야 할까요?
<기자>
중국 정부도 토큰 수출을 '토큰 이코노미'라며 신산업으로 점찍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AI 서비스 기업보다 가성비 토큰을 찍어내는 중국 인프라 기업에 주목합니다. 특히 수요가 몰려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분야를 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먼저 메모리에서는 상장을 추진 중인 CXMT와 YMTC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CXMT는 최근 IPO 심사를 통과하면서 상장이 초읽기에 접어들었습니다.
GPU 분야에서는 타우의 법칙을 제시한 화웨이, 그리고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이 주목됩니다. 또한 광통신 분야의 이노라이트와 업토링크 등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지점의 선두권 기업들이 앞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수직으로 칩을 접는 타우의 법칙을 실현하기 위해선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핵심으로 꼽히는데요, 관련 기업으로는 파이오텍과 쑤저우 맥스웰 테크놀로지 등이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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