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오르고 있는 서울 아파트값, 저 비싼 집들 누가 사나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갈수록 서울에 내 집 마련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데, 정작 통계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내가 번 돈으로 아파트를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오히려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설사회부 이오늘 기자 나왔습니다. 이 기자, 서울에서 내 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고요?
<기자>
네, 분명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 드리죠.
보시는 것은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을 보여주는 PIR이란 지표입니다.
KB부동산에서 실제 아파트담보대출을 받아서 집을 산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득 대비 아파트값을 따져서 통계를 낸 것인데요. 실제로 아파트를 산 사람들이 체감하는 내 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을 볼 수 있습니다.
2022년 최고치인 15배 가까이 올라갔다가 그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10배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내가 번 돈을 모아서 서울 아파트를 사는 데 15년 가까이 걸렸다면, 지금은 10년 정도면 된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경기도도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시간이 줄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건 실제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한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닌가요?
<기자>
아닙니다. 서울시 중산층에 해당하는 3분위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득 대비 주택 가격도 하락 곡선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락폭이 더 큽니다.
보시는 것처럼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 12월에는 서울 아파트를 사는 데 19년이 걸렸는데, 지난 3월에는 10.5년까지 낮아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집을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크게 올랐습니다.
빨간색은 실제로 아파트를 산 사람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수치인데, 보시면 서울 아파트값은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가장 높았던 2022년 2분기보다 6.3%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파란색 선을 보시면 서울 아파트 전체 중위가격은 그보다 높은 약 10% 상승했는데요. 1억 넘게 오른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서울 아파트값이 이렇게 많이 올랐는데, 내 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이 줄었다는 건 결국 소득이 더 많이 늘었다는 얘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소득이 더 많이 늘었습니다. 통계로 확인해 보시죠.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를 산 사람들의 소득 상승률은 무려 50%를 넘습니다.
4년간 아파트 가격은 6.3% 올랐는데, 소득이 50% 넘게 늘면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 겁니다.
<앵커>
서울에 사는 사람들 소득이 이렇게 늘었다고 보면 되는 건가요?
<기자>
분명 소득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규제와 보유세 부담이 강화되면서 전국의 고소득자들이 서울 아파트 시장에 들어왔다는 겁니다.
고소득자들이 똘똘한 한 채를 매입해서 서울로 이사를 오면서 서울 전체의 소득 수준을 높였다는 해석이죠.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25년 통계청이 발표한 데이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3년 수도권으로 이사한 청년층 34%는 소득분위가 상승했습니다.
이들이 비수도권에서 살던 2022년에 비해 고소득 비율이 늘어난 겁니다.
가장 높은 소득 수준을 의미하는 5분위 비율은 10.9%에서 12.1%로 늘어나고, 그다음으로 높은 소득 분위인 4분위는 18%에서 20.6%로 증가했습니다.
소득이 높아지고 있는 청년층들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죠.
<앵커>
그렇다면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되는 겁니까?
<기자>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면서 소득 대비 주택 가격도 소폭 반등했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과거 고점에 비해서는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경제 상황을 봤을 때 가구 소득 상승률이 높기 때문에 아파트값이 오르더라도 PIR의 상대적인 상승 속도는 더딜 거라는 전망입니다.
또 똘똘한 한 채로 인한 서울 집중 현상이 계속되는 한, 소득대비 주택가격이 앞으로도 하락세를 유지할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서 고액 성과급이 지급되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면 소득대비 주택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건설사회부 이오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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