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모두가 반등을 위해 싸우고 있다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전효성 기자

입력 2026-06-16 10:23   수정 2026-06-16 17:17

반도체 쏠림에 바이오주 소외 지속 증권가 "하반기 바이오 모멘텀 살아있어" 글로벌 빅파마 투자 지갑 활짝 하반기 중 임상 데이터 발표, 기술수출 예고

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 투자자 분들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면서 고민이 깊으셨을 겁니다. 반도체 중심의 장세가 이어지면서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크게 식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하반기부터 바이오 기업들이 실적을 앞세워 가치 증명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섹터를 이끌어갈 핵심 동력과 주요 일정들을 정리해봤습니다.

● 특허 절벽 넘어라, 빅파마 폭풍 쇼핑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4.5% 수준에 달하는 고금리 환경은 바이오 기업에게는 악재입니다. 돈을 빌려서 신약 연구개발에 나서야 하는데 비용 부담이 늘어나거든요.

하지만 지금 글로벌 거대 제약사(빅파마)들은 고금리 환경에서도 지갑을 활짝 열고 있습니다. 이유는 특허 만료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매일 문전성시를 이루던 맛집이 쓰는 '비법 소스 레시피' 사용 기간이 끝나간다는 거죠.

주력 의약품들의 독점 사용 기간이 끝나가자 빅파마들의 마음은 급해졌습니다.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기술 사들이기에 나서는 거죠. KB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규모는 올해 1438억달러(전년 대비 +41.7%)로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M&A 규모도 1084억달러(+152.7%)로 작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빅파마들이 주머니를 과감하게 열면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로 물줄기가 흘러들어가고 있는 거죠.

이 돈은 차세대 혁신 기술에 쏠립니다. 대표적인 것이 '표적단백질분해'와 '분자접착제'입니다. 기존 약물은 병을 일으키는 나쁜 단백질이 활동하지 못하도록 스위치를 임시로 끄는 역할이었습니다. 반면 표적단백질분해는 몸 속 청소 시스템을 불러와 질병 원인 자체를 산산조각 내는 파쇄기와 같습니다.

분자접착제는 나쁜 단백질과 분해 단백질을 붙여주는 역할을 해서 자연스럽게 질병의 소멸을 유도합니다. 로슈와 노바티스 등 굴지의 기업들이 수조원을 들여 이 기술을 선점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글로벌 바이오파마 M&A 추이. 자료=미래에셋증권
● 묵직한 실적으로 증명하는 K-바이오

하반기에는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는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쥘 것으로 예상됩니다. 키움증권은 이 대목에서 주목할 분야로 '피하주사 제형 전환' 기술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꼽았습니다.

피하주사란 환자가 병원 침대에 누워서 몇 시간 동안 맞아야 했던 정맥주사를 환자 스스로 배나 허벅지에 찌를 수 있는 형태로 바꿔주는 혁신 기술입니다. 특히 알테오젠이 주목됩니다. 알테오젠의 피하주사 기술이 적용된 의약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처방을 늘려가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익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받고 있기 때문이죠.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이 동일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에도 순풍이 불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임상 3상 시험을 면제해 주는 등 문턱을 낮춰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개발 비용 절감과 수익성 향상으로 직결될 전망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 국내 바이오 산업에서 주목할 기업으로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을 꼽았습니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 처방이 늘고 있고,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유한양행 역시 폐암 신약인 라즈클루즈를 앞세워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도 내다봤습니다.

● 바이오 투자 시계, 지금은 몇시쯤

제약·바이오 투자의 꽃은 단연 '임상 결과 발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굵직한 데이터가 베일을 벗을 때마다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크게 들썩이기 때문이죠.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MASH(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 분야에서 48주 생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수출이 기대되는 디앤디파마텍 △임상 1상 종료와 2상 진입이 예상되는 올릭스 △뇌혈관장벽(BBB) 투과 셔틀 플랫폼의 기술수출이 기대되는 에이비엘바이오를 꼽았습니다.

전문 용어가 포함돼 있어 낯설게 느껴지실 수 있는데요. MASH는 간에 지방이 쌓여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말합니다. BBB는 약물이 침투하기 어려운 뇌혈관을 안전하게 통과하게 해주는 기술이죠. 두 분야에서 디앤디파마텍과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수출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입니다.

또한 7월부터 굵직한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먼저 HLB의 간암 치료제(리보세라닙)가 미국 식품의약국의 최종 허가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코오롱티슈진도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임상 3상 핵심 데이터를 7월 중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암세포만 정밀하게 찾아가 타격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도 주목해볼만 합니다.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리가켐바이오와 오름테라퓨틱은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함께 주요 임상 중간 결과를 하반기에 발표할 계획입니다.

결론적으로 올 하반기 제약·바이오 섹터는 기대감을 넘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연구 성과와 실적 개선이 맞물리는 시기로 보입니다. 다가오는 주요 일정들을 꼼꼼히 확인하셔서 투자의 캘린더로 삼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B급기자의 B급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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