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로봇 기술 도입에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긍정적이지만, 같은 비율이 일자리 감소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그 이익이 고르게 돌아갈지에 대한 불안이 함께 자리 잡았다. 그 결과 AI·로봇에 세금을 매겨 국민을 지원하자는 데 77%가 찬성하는 등 새로운 분배 방식에 대한 요구가 다수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는 이러한 결과를 담은 「AI·로봇 시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를 공개했다.
AI·로봇 기술 도입 확대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우호적이었다. 이 기술을 우리 사회 전반에 확대하는 데 대해 8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향후 10년간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80%, 내 삶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77%였다.
반면 일자리에 대한 걱정도 컸다. AI와 로봇이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는 데 83%가 동의해, 도입 긍정 응답(84%)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향후 10년 안에 내 직업이 AI·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도 66%에 달했다.
일자리뿐 아니라 분배에 대한 우려도 깊었다. AI·로봇이 일자리를 창출하기보다 감소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70%로, 낙관적 전망(24%)의 약 세 배였다. AI·로봇 도입이 소득 불평등을 키울 것이라는 데 77%가 동의했고, 대기업이 그 이익을 과도하게 가져가고 있다는 인식도 64%였다.
이러한 우려는 분배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졌다. AI·로봇이 확대돼도 노동소득 중심 분배가 유지될 것이라는 응답은 22%에 그친 반면, 로봇세·기본소득 등 새로운 분배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는 72%가 동의했다. 현행 복지제도가 AI에 따른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50%였다.

구체적인 정책 수단에 대한 지지도 높았다. AI·로봇에 세금을 부과해 국민을 지원하자는 제안에 77%가 찬성했으며, 50대(86%)와 60대(85%)에서 찬성률이 특히 높았다. 기업이 재교육과 고용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는 87%가 동의했다. 국가가 의료·교육·주거·돌봄을 보장하는 기본서비스제 도입에는 79%가, 기본소득 도입에는 5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AI가 가져올 위험에 대한 경계심도 넓게 퍼져 있었다. 딥페이크 등 허위정보 확산을 우려한다는 응답이 87%, 개인정보 침해·데이터 유출이 86%, 사이버범죄 고도화가 85%였다. AI가 판단을 내릴 때 사람이 최종 검증해야 한다는 데는 89%, 판단 근거를 이용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데는 90%가 동의했다.
현 정부의 대응에 대한 평가는 긍정이 우세했다. 이재명 정부의 AI·로봇 기술 도입·확산 대응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54%로 '잘못하고 있다'(25%)의 두 배를 넘었다. 다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22%였으며, 18~29세(33%)와 30대(43%)에서는 긍정 평가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박정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문 팀장은 "국민은 AI 기술 도입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그 기술이 일자리를 줄이고 소득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함께 갖고 있다. 환영과 불안이 비슷한 크기로 함께 나타난 것이 이번 조사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그 불안에 대한 응답을 정부와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 AI·로봇세 신설, 기업의 재교육 책임 강화, 기본서비스제 도입 등 어느 항목도 찬성이 과반을 밑돌지 않았다. 기술 확산과 사회 보호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는 것이 다수의 목소리"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6월 4일부터 8일까지 실시한 웹조사 결과다.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추출 방식으로 구성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한국경제TV 김원기 기자
kaki1736@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