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000선, ETF 500조 원 시대에 접어들면서 예상치 못한 세금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소 생소한 '교육세'가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사와 나아가 금융 소비자들까지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건데요. 증권부 이민재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우선 교육세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교육세는 투자자 입장에서 다소 생소한 세금입니다. 많이 들어본 증권거래세나 법인세와는 다릅니다. 이자·배당금·수수료·유가증권 매각이익 등을 대상으로 1년 단위로 계산해 분기마다 납부하는 구조인데요. 기본 세율은 0.5%이고, 과세표준이 1조 원을 넘는 구간에는 1%까지 적용됩니다.
납부 주체가 금융회사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가 직접 내는 세금은 아니잖아?"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금도 결국 비용이기 때문에, 수수료나 스프레드에 녹아 들어 간접적으로 투자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교육세가 지금 논란이 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손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익에만 세금을 매기는 구조. 둘째, 자발적인 투자뿐 아니라 의무적으로 수행하는 LP 거래까지 이런 구조가 적용 된다는 점입니다.
교육세는 증권사들이 주식이나 ETF 등을 사고 팔면서 발생하는 매매이익에 부과되는데, 이때 손실은 빼고 이익만 합산해 과세표준을 산정합니다. 최근처럼 코스피가 1만선을 노리다 8천선까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이익을 내는 거래도 많지만 손실 폭도 상당한데요. 현행 체계에서는 이 손실이 세금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 겁니다.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은 LP, 유동성공급자 거래입니다. 지정된 증권사가 시장 유지를 위해 의무적으로 호가를 내고 매수·매도 주문을 받아주는 역할인데, 자본시장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수행하는 이 LP 거래에서도 이익만 교육세 대상 입니다. 실제 6개 종합금융투자사를 보면 주식·ETF 매매이익 가운데 LP 거래 비중이 45%에서 많게는 73%에 달합니다.

<앵커>
형평성 차원에서도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이런 상황 탓에 교육세 부담을 지는 국내 LP들은 호가 스프레드를 넓게 잡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반면 해외 LP들은 이런 세금 부담이 없어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가 국내 ETF의 거래 비용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증권사를 넘어 시장 경쟁력 문제로 이어집니다.
<앵커>
이번에 교육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난 겁니까?
<기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개사의 주식·집합투자증권 매매이익을 기준으로 내년 납부해야 할 교육세를 추산해봤더니 4,94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670억 원과 비교하면 8배 이상 급증한 수치입니다.
증권사별로 보면 메리츠증권 950억, 미래에셋증권 766억, NH투자증권 647억, 한국투자증권 488억, 키움증권 482억, KB증권 422억, 하나증권 199억, 삼성증권 193억, 신한투자증권 78억, 대신증권 54억 원 순으로 교육세가 증가했습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최대 780% 넘게 늘어난 셈입니다.
이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습니다. ETF 시장은 2023년 100조 원에서 지난해 200조 원을 넘어섰고, 올해 500조 원대까지 오르는 등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ETF 일평균 거래대금도 전년 대비 200%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교육세 부담도 늘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손실을 반영하는 구조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핵심 키워드는 '손익통산', 즉 이익과 손실을 함께 묶어서 계산해야 한다는 겁니다. 앞서 교육세를 추산한 기준인 주식·집합투자증권 매매이익은 49조 4,908억 원인데, 같은 기간 매매 손실은 33조 1,342억 원에 달합니다.
손실까지 고려한 실질 순이익은 약 16조 원으로, 이익만 합산한 49조 원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실제 시장 상황을 반영한 합리적인 과세를 위해서는 순이익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문성훈 / 한림대 경영학과 교수 : ETF가 특히 연금저축, IRP 등 개인 투자자의 노후생활과 자산형성 플랫폼으로서 작용하고 있는데 (교육세) 비용이 투자자의 비용 부담으로 증가될 수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증권사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고 증권 거래를 원활하게 하고 ETF 거래를 원활하게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적어도 수익과 비용을 통산한 순이익에 과세하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앵커>
이런 문제가 금융투자업계만의 문제는 아닐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연간 수익 금액 1조원 초과 1% 교육세 부과가 올해부터 적용됐기 때문에 이로 인한 부담은 금투업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올해부터 은행권은 최대 5천억원의 추가 세금이, 보험, 카드 업계 역시 각각 3,500억 원, 1천억 원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 역시 보험 가입자, 카드 이용자 등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정치경제부 박승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박승완 기자>
현행 교육세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 수가 줄고, 교육 예산이 남아도는 현실과 따로 논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정부는 전체 5조 7,235억 원의 교육세를 거둬들였는데, 세율 인상에 따라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교육 현장은 학령 인구 감소에 신규 교사 채용이 줄면서 학교 통폐합이 계속되고, 이 영향으로 최근 5년간 교육 예산 이월·불용액만 31조 원에 달합니다.
올해 초과 세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장의 증세보다는 비효율적인 교육 재정 운영 구조를 고치는 게 먼저라는 지적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교육세 인상이 금융 회사들의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줘 소비자 부담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점입니다.
당장 보험 업계의 경우 장기간 금융 상품을 운영하는 특성상, 미래의 교육세 부담이 회계상 부채로 한 번에 반영되면서 지급여력비율(K-ICS)이 급감, 계약자 보호에 악영향이 예상됩니다.
카드사들은 서민과 영세 소상공인 지원 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에도 세금을 내야 하는 부분을 꼬집습니다.
국회에서 교육세율을 종전대로 환원하는 한편, 서민 지원 관련 항목을 수익 금액에서 빼자는 주장이 나오지만, 정부는 세율 인하에는 난색을, 과세표준 조정은 시행령에서 정하자는 입장입니다.
[최은석 / 국민의힘 의원 : 정부의 서민 보호 정책이라든지 또는 여러 가지 사회 기여와 관련된 이런 사업들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원가 이하로 사업을 하다 보니까 적자가 나거든요. 그런 것들도 다 매출에 포함해서 교육세를 부과하게 돼 있어서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이중으로 회사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내달 세법 개정안에 이러한 우려와 업계 의견을 두고 최종 검토 중입니다.
사실상 '횡재세' 성격으로 금융권에만 부과된 교육세에 대해 산업 간 불평등이란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늘어난 교육세가 교육 재정은 물론 금융사와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최은석 / 국민의힘 의원 : 작년에 인상했던 것에 대한 적정성을 다시 한번 따져보고, 문제가 있으면 다시 원상회복하는 게 맞다고 보고, 저도 지금 그래서 다시 교육세율을 전년도 기준으로 인하하는 법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기자>
재경부는 다음 달 말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관련 내용을 포함할지 논의 중입니다. 해당 내용이 포함되면 절차를 거쳐 연말에 확정될 예정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이민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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