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결벽증에 가까운 '상표 지우기'가 연일 화제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FIFA는 이른바 '클린 스타디움(Clean Stadium)' 정책으로 공식 스폰서의 브랜드 노출 독점권을 보장하기 위해 비후원사의 모든 브랜드를 경기장 안팎에서 완전히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 16개 경기장 모두 원래 이름 대신 지역명 기반의 중립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한 FIFA의 정책은 상상 이상으로 엄격했다. 태극전사들의 베이스캠프인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는 보안 요원들이 관중이 들고 온 물병의 상표 라벨을 모두 떼어내도록 했다. 대회 공식 스폰서인 코카콜라와 생수 브랜드 씨엘 제품이 아니면 브랜드를 노출한 채 반입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매점 소스 통의 로고도 빠짐없이 가려졌고, 복도 안내판에도 경기장 이름인 '아크론' 위에 흰색 스티커가 붙었다.
미국 링컨 파이낸셜 필드는 경기장 이름을 '필라델피아 스타디움'으로 바꾸고,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 초상을 FIFA 로고 현수막으로 덮었다. 매사추세츠의 질레트 스타디움은 '보스턴 스타디움'이라는 간판을 달고 6만5,000석 모든 좌석의 브랜드 마크를 일일이 테이프로 가리는 대대적인 수작업을 해야 했다.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온전히 월드컵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FIFA 규정에 맞춰 복도 안내판 하나하나까지 빼놓지 않고 가려야 했기에 대회 준비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역발상으로 오히려 화제를 모은 브랜드도 있다. 의류 브랜드 리바이스는 간판을 흰 천으로 덮었지만 특유의 박쥐 날개(배트윙) 로고 실루엣이 뚜렷이 드러났고, 식품 브랜드 하인즈는 검은 테이프로 가려진 케첩 사진을 SNS에 공유하고 특별판까지 출시하며 규제를 재치 있게 역이용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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