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메가팹, 성패는 소부장에 달렸다..."최소 60곳 필요"

김대연 기자

입력 2026-06-30 14:20   수정 2026-06-30 18:14

    <앵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700조 원 투자로 전국이 사실상 반도체 기지로 변모하게 될 전망입니다.

    다만, 반도체 클러스터 완성을 위해서는 단순한 공장을 짓는 것 이상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역할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김대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은 이번 투자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협력사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협력사로는 원익IPS(증착), 동진쎄미켐(포토레지스트), 솔브레인(식각액) 등이 있고요.

    SK하이닉스는 주성엔지니어링(ALD), HPSP(고압어닐링), 한미반도체(TC본더) 등이 꼽히는데요.

    삼성과 SK의 투자 내용이 구체화되면, 생산거점 확대와 신규 투자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한 소재 업체 대표는 "고객사 주문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물류·투자 비용 등 경제적인 측면을 따져 증설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신중한 반응을 보인 곳도 있었는데요. 다른 장비 업체 관계자는 "장기적인 계획인 만큼 일단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장 건설과 양산이 시작되면 소재와 부품, 장비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데요.

    특히 첨단 공정으로 갈수록 장비 교체와 소재 투입이 잦아져 장기적인 수요가 발생합니다.

    전공정(메모리 생산)과 후공정(패키징) 투자가 함께 이뤄지면서 소부장 업계 전반에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방에서 근무할 인력을 확보하는 게 문제라고요?

    <기자>

    업계에서는 이미 생활권을 구축한 경기도 평택과 이천에서 옮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협력사들도 공통적으로 우려한 부분도 '인재 확보'였습니다.

    한 장비 업체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얼마나 내려보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되죠. 장비 유지보수와 소재 공급이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이 때문에 협력사들도 고객사 공장 인근에 생산·서비스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실제로 소부장 업체들은 삼성과 SK 공장 인근인 경기 남부권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인재들을 유인할 정주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병서 /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왜 소부장이 필요하냐면, 반도체 회사가 소부장 재고를 갖고 있지 않아요. 젊은 사람들이 지낼 만한 오락, 엔터 편의시설이 아무것도 없는데…인재를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돼 있지 않다…]

    <앵커>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비결도 인프라 때문이라고요?

    <기자>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진출했을 때와 비교하면 우리와는 한 가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구마모토는 TSMC가 진출하기 전에도 반도체 생태계가 이미 구축된 상태였다는 점인데요.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시죠.

    [박영준 /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전임교수: 구마모토는 '실리콘 아일랜드'였고, 훌륭한 소부장 회사들이 많이 있어요. 거기에 TSMC가 전략적으로 들어갔죠. 그러니까 짧은 시간 동안에 팹이 만들어지고 소부장이 있는 상태에서 서포트(지원)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굉장히 크죠.]

    그런데도 TSMC 공장 유치 이후 교통 혼잡이 심해지면서 일본 정부는 공무원들의 출근 시간까지 조정했는데요.

    곧바로 일본 정부는 교통과 주택, 교육 등 정주 여건 개선에 나섰고요. TSMC에는 1조 2천억 엔(약 11조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습니다.

    TSMC도 오는 2030년까지 일본산 비중을 60%로 늘리겠다며 안정적인 발주를 약속했는데요.

    덕분에 TSMC로 인해 구마모토로 몰려든 반도체 기업만 6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쿄일렉트론, 스크린홀딩스 등은 서비스 거점을 확대하고, 소니도 이미지센서 공장을 구축했는데요.

    결국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는 소부장 기업들이 정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느냐에 달렸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그래서 정부가 메모리 팹이 들어오는 곳을 '기업형 첨단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광주에 메모리 팹이 들어서면 최소 60곳 이상의 소부장 기업이 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정부도 기업과 인재가 모두 찾는 매력적인 '기업형 첨단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거·문화·교육·의료 기능을 갖춘 복합타운으로 육성할 방침인데요.

    우선 기업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맞춤형 입지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기업과 대학, 인재가 협력할 수 있도록 대학 안에 '캠퍼스 혁신 파크'도 만들기로 했고요.

    교통망도 확충하는데요. 출퇴근은 30분, 공항·항만 등 물류거점은 1시간 내 이동하는 게 목표입니다.

    특히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통해 사업 기간도 줄입니다.

    기존에는 산업단지 기획부터 공장 가동까지 10년 이상 걸렸는데요.

    첨단 산업은 속도전이죠. 복잡한 절차를 줄여 사업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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