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대출규제 1년…집값·부채 다 놓쳤다

유주안 기자

입력 2026-07-02 17:30   수정 2026-07-02 17:30

    <앵커>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 6.27 대책이 나온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초유의 대출 규제였지만 단기 처방의 효과는 채 3개월이 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거 사다리를 끊었다는 비판과 함께 부동산 시장에 여러 부작용만 남겼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건설사회부 유주안 기자 나왔습니다. 유 기자, 먼저 6.27 대책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강력한 대출 규제가 핵심인데, 그 효과는 어땠습니까?

    <기자>
    먼저, 6.27 대책 발표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얼마나 꺾였는지부터 살펴보시죠.

    지난해 6월까지 주택담보대출이 매달 5~6조 원씩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일주일 만에 0.5% 가까이 급등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정부가 수도권 규제지역 대출한도를 6억 원으로 묶은 것이 바로 6.27 대책입니다.

    대책 발표 직후 주담대 증가세는 다소 완화됐고, 이후 10·15 대책을 통해 한 번 더 옥죄자 작년 12월 2조 원대까지 내려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고 올해 4월 다시 5조 원대로 늘었습니다.

    다음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거래량추이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우상향을 이어오고 있고요, 규제 전달 175에서 지난 4월 196으로 올랐습니다(이 지수는 2017년 11월 말 기준을 100으로 함).

    거래량도 대책이 나올 때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수요를 눌러 집값 안정을 기대했던 정책인데 단기적 효과에 그친 것이군요. 그래도 집값이 비쌀수록 대출한도를 줄여 놓아 고가 주택의 경우 타격을 받지 않았나요?

    <기자>
    대출 규제에 더해 지난 5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면서 급매물 출회 영향으로 강남 지역의 경우 가격이 주춤한 적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많이 올랐습니다.

    6·27 대책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14억 원대 초반에서 15억 원 후반으로 올라설 동안 강남구와 서초구의 평균 매매가격도 각각 34억 원대 중반, 33억 원대 초반으로 상승했습니다.

    10·15 대책 이후 25억 원 초과 고가 주택은 2억 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한데요, 이를 대신한 것은 증여와 가족 차입 등으로 마련한 현금이었습니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서울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서를 보면 지난 2024년 2분기 주담대 비중이 28.8%였는데 올 2분기에 33.7%로 소폭 늘어난 반면 강남 3구에선 이 비중이 줄어든(21.7% → 15.8%) 대신 증여와 가족 차입 비중이 10.6%에서 22.6%로 눈에 띄게 높아졌습니다.

    주택 매수 주체 중 2030의 비중도 크게 늘었습니다. 2년 전 33.4%에서 43.4%로 10%p 늘었는데, 40대 비중은 그만큼(9.8%p) 줄었습니다. 40대의 갈아타기가 주춤한 사이 가족 도움을 받은 젊은 층이 매매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결국 자산시장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6.27 대책 이후 1년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 이오늘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6·27 대책 1주년을 맞아, 7명의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먼저, 지금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보여주듯 그 효과에 대한 평가는 '반짝효과' 이 한마디로 압축됩니다.

    과열된 매수세를 잠깐 진정시켰을 뿐, 오히려 많은 부작용만 남겼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다음으로, 전문가들은 가장 큰 부작용으로 실수요자들이 찾는 서울 중하급지 집값 상승을 꼽았습니다.

    10·15 대책까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강도 높은 규제에서 시작된 전세시장의 불안이 더 커졌다는 점도 냉정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출이 줄어들자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하는 수요가 늘었고, 반대로 높아진 전셋값에 매매로 향하는 수요까지 들썩였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주거 사다리'를 붕괴시켰다는 점은 가장 뼈아픈 대목으로 꼽혔습니다.

    자금력이 부족한 2030과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물론 기존 1주택자의 갈아타기까지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강력한 대출 규제가 오히려 금수저가 아닌 사람들의 내 집 마련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전문가들은 자산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저금리 사내 대출과 억대 성과급 지급이 확대되면서, 내 집 마련에서 시작되는 자산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넘치는 유동성에,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심리까지 작용하면서 이제는 규제 일변도로는 해결할 수 없는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자산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가 엄중하게 들립니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주거 사다리의 기능은 약화되는 현상,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기자>
    주거를 통해 자산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최근 전세시장까지 흔들리면서 살 집을 구하는 자체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유동성은 나날이 늘어나는데 규제지역 확대로 주변 집값이 상승하고, 전세가격 급등이 매수 수요로 전환하는 풍선효과가 규제 일변도 정책의 부작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공급 대책은 중장기 계획에 집중되어 있는데, 일례로 1·29 대책에 따른 수도권 공급대책 착공 목표 시점이 제일 빠른 것이 2027년입니다.

    전문가들은 단기 공급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요, 일부 규제를 완화해준다면 소규모 비아파트 등의 공급을 당장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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