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더 갈까?' 의문에 '삼전닉스' 개미 '술렁'…"실적에 향방 달렸다"

황효원 기자

입력 2026-07-03 06:23   수정 2026-07-03 07:20

'반도체, 더 갈까?' 의문에 '삼전닉스' 개미 '술렁'…"실적에 향방 달렸다"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빅테크 메타가 데이터센터에서 남는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2일 한국 등 주요국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가 급락했다. 수천억달러를 투입해 구축한 AI 연산 인프라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인데 시장에선 AI 인프라 투자 과잉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메타발(發) AI 반도체 수요 감소 우려에 2일(현지시간)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샌디스크(-14.13%), 마이크론(-5.49%), 인텔(-5.25%) 등 반도체 기업이 하락 마감했다. 2일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9.06%)와 SK하이닉스(-14.57%)도 동반 폭락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피해는 더 컸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이날 하루에만 30% 넘게 하락했다.

발단은 메타가 인공초지능(ASI) 개발을 위해 구축한 연산 인프라의 잉여 자원을 외부 고객에게 대여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발표한 것이 화근이 됐다.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올해 1450억달러(약 225조원)의 자본지출 계획을 밝힌 메타는 관련 투자를 가장 공격적으로 해온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 중 한 곳이다. 시장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이미 과잉 상태에 도달했으며 외부에 판매한다는 소식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관련 수요 '피크아웃' 우려까지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타가 임대하겠다는 데이터센터는 구세대 라인"이라며 "AI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연산 능력 임대로 올린 수익이 AI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삼전닉스'가 급락한 것은 메타가 잉여 컴퓨팅 자원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한다고 발표하면서 반도체 수요 피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허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데도 관련 기업 주가가 무자비하게 폭락했다"고 분석했다.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 등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장 막판 급락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에 따른 리밸런싱 수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시킨 자산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현물과 선물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낙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는 옵션시장에서 가격이 오를수록 기초자산을 더 사고, 내릴수록 파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따른 이른바 '쇼트 감마' 현상이 낙폭 확대 요인으로 거론됐다.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이와 비슷한 양상의 급락은 5차례 있었다. 지난달 초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연이어 나타난 검은 금요일과 월요일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3일 브로드컴은 실적 발표에서 올 3분기 AI 반도체 매출 전망을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제시했다. 실적 악화가 아닌 '서프라이즈 미달 가능성'만으로 투매가 나타난 것이다. 이튿날인 5일 코스피지수는 5.54% 폭락, 다음 거래일인 8일에도 반도체 고점 논란이 계속되면서 8.29% 추가로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의 반응이 지나치다고 보면서도 냉각된 투자심리가 살아날지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 달려 있다는 게 시각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올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이어 SK하이닉스는 10일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하고, 29일 잠정 실적을 내놓는다. 삼전닉스의 올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 반도체 중심의 랠리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7월 말 미국 빅테크 실적 역시 AI 투자 사이클을 확인할 주요 이벤트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반도체주의 변동성은 새로운 악재가 등장했다기보다 동일한 현상을 두고 상반된 해석이 혼재되면서 투자 심리가 흔들리는 과정에 가깝다면서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시장이 예상한 수준 이상의 실적이 확인된다면 최근 확대된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일정 부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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