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 엄마' 그 목소리…성우 강희선 별세

입력 2026-07-04 09:17  

사진=연합뉴스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봉미선) 목소리로 잘 알려진 성우 강희선씨가 4일 오전 2시 10분께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만 65세.

서울 출신인 고인은 중경고와 서울예전 방송연예과를 졸업하고 배우를 꿈꿨지만 지도교수의 권유로 성우의 길을 선택, 서울예전 2학년이던 1979년 TBC 성우극회 10기로 입사했다. 이후 1980년 방송 통폐합으로 KBS 성우 15기가 됐으며, 2013∼2016년 KBS 성우극회장과 한국성우협회 수석 부이사장을 지냈다.

첫 더빙 애니메이션은 '빨간 머리 앤(KBS)'이었다. 이후 '베르사유의 장미', '공각기동대', '캡틴 플래닛'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에서 활약했다. 1980∼1990년대 '주말의 명화', '토요명화' 등이 안방극장을 점령하던 외화 전성시대엔 샤론 스톤, 미셸 파이퍼,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먼을 연기했다.

1996년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부산 지하철 1-4호선 안내방송을 맡았고, 대구 지하철 광고에도 목소리를 더했다. 고인은 2024년 tvN 예능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음정의 변화가 없는 지하철 더빙이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젊은 세대에겐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역으로 알려졌다. '맹구'도 담당했다. "짱구야, 우리 짱구는 아주 멋진 아들이야 알지?", "자식이 위기에 빠졌는데, 가만히 있을 부모가 이 세상에 어디 있어? 그런 부모는 어디에도 없어. 부모에게 자기 자식은 목숨보다 소중해!", "너희는 아직 어려서 엄마 마음을 잘 모르지만…엄마들은 다 그래, 그게 바로 엄마라는 거야. 엄마는 절대 널 미워하지 않아!" 같은 명대사를 더빙했다. '무한지대 큐!', '비타민'에서도 목소리를 맡았다.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외화연기상, 2005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2018년에는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2021년 대장암 간 전이 진단과 함께 시한부 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암 치료를 47차례 받으면서도 성우 활동을 이어갔다. 아들 안은석(독립영화 투자제작사 본필름 대표·민주평통 자문위원)씨는 "항상 성우 일에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사랑하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유족은 1남1녀(안은석·안지선<화가>)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 발인 6일 오전 7시40분, 장지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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