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직원의 아이디어를 특허로, 직무발명보상제도

입력 2026-08-05 16:22  

지식재산권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시대다. 특히 자본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이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구성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업의 핵심 특허로 연결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직무발명보상제도다.

발명진흥법에 근거를 둔 이 제도는 직원이 업무 중 개발한 독창적인 기술이나 발명을 회사가 넘겨받는 대신 해당 직원에게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는 경영 전략이다. 흔히 보상이라고 하면 현금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회사의 재무 상황이나 직원의 요구에 맞춰 안식년 휴가, 해외 연수 기회, 원하는 부서로의 이동 등 매력적인 비금전적 혜택으로도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제도의 강력한 혜택을 온전히 누리려면 도입 초기부터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큰 함정은 보상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노사 간의 법적 분쟁 가능성이다.

기술의 성격이나 시장성에 따라 발명의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이 행정 편의를 이유로 규정이나 계약서에 구체적인 계산 공식도 없이 일률적인 금액만 적어두곤 한다. 이는 직원이 기대하는 가치와 큰 괴리를 만들어 분쟁의 씨앗이 된다.

일부 사업주는 사후 분쟁을 막기 위해 ‘보상금을 받은 후에는 향후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는다’는 각서나 합의 조항을 계약서에 넣기도 한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이를 ‘부제소 합의’라고 부른다. 법원은 직무발명보상금을 받을 권리를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강행규정으로 본다. 따라서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독소 조항이나 포기 각서는 사전에 합의했더라도 법정에서 전면 무효가 된다.

회사가 기술 권리를 이어받은 뒤 특허 출원을 하지 않거나 도중에 포기하더라도 직원의 보상받을 권리는 그대로 유지된다. 평소에는 재직 중 불이익이 두려워 침묵하던 인재들이 퇴사 직후 규정의 빈틈을 찾아내 수억 원대 보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 기업을 위기에 빠뜨리는 사례가 빈번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이러한 법적 공방을 예방하고 제도의 본질인 연구 활성화를 이뤄내려면 도입 시점부터 보상액의 기준과 구체적인 산정 방식을 상호 합의 하에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모호한 문구 대신 발명으로 인한 기업의 예상 이윤, 직원의 기여도, 독점적 이익의 범위 등을 수식화하여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이
를 위해 경영진과 특허 실무자, 직원 대표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사내 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 고용계약서나 취업규칙 내에 사전예약 승계 규정과 정밀한 보상 규정을 명확히 수립하고, 사내에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가치 평가 절차를 투명하게 거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확정된 규정을 전 임직원에게 명확하게 공표해야만 비로소 법적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
렇게 명확하게 정립된 보상 규정은 법적 분쟁을 막는 방패가 될 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세금 혜택을 누리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보상 규정이 불분명하면 과세당국으로부터 정당한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해 세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올바른 규정에 따라 지급된 직무발명보상금은 연간 700만 원 한도 내에서 직원에게 전액 비과세 혜택이 주어져 실질 소득을 보전해 준다. 동시에 기업은 지급한 보상금 전액을 비용으로 처리(손금산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비용의 25%를 법인세에서 대폭 세액공제 받는 강력한 재무적 이점을 누리게 된다.

더욱이 최근 2년 이내에 보상금을 실제 지급한 이력이 증명된 기업은 국가지원 사업 및 조달청 입찰 평가에서 우수기업 가점을 얻고, 특허 우선심사 자격까지 부여받아 핵심 기술을 시장에 신속하게 선점할 수 있다.
이처럼 직무발명보상제도는 단순한 절세 테크닉이나 서류 구비의 영역이 아니다. 분쟁 소지가 없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업의 원천 기술을 합법적으로 방어하고 핵심 인재의 이탈을 막는 고차원적인 경영 시스템이다.

따라서 최고경영자의 독단적인 판단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표준 양식에 의존하기보다 초기 기획 단계부터 노동법률과 지식재산권, 세무 회계 전반에 정통한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받아 기업 맞춤형 규정을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작성] 박미희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 위 칼럼의 내용은 작성자의 전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이 밤하늘의 별처럼 지속적으로 빛날 수 있도록 백년기업을 향한 영속성을 함께 디자인하는 성장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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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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