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묶인 환자, 다른 환자에 맞아 사망…병원장 집행유예

입력 2026-07-13 13:14  

사지 묶인 환자, 다른 환자에 맞아 사망…병원장 집행유예

사진=연합뉴스(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정신병원에서 병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환자가 다른 환자를 폭행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병원장과 병동 보호사가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강성영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인천 모 정신병원장 A(60)씨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병동 보호사 B(65)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 등은 2023년 11월 2일 오전 4시 24분께 인천시 계양구 병원에서 병실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환자 C씨가 다른 환자 D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씨는 사건에 앞서 2023년 10월 24일 행인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한 뒤 응급 입원한 상태였다.

병원장 A씨는 C씨가 이후에도 폭력적인 행동을 계속하자 일부러 인지 능력이 없는 환자들만 모인 병실로 그를 옮겼다. 이들 환자는 섬망으로 인해 혼자 배회할 가능성이 있어 야간 시간대에는 사지가 묶인 상태였다. 병동에는 보호사 1명만 근무하고 있었고, 병실 내부에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되지 않았다. 폭력 상황에 대비한 별도의 교육이나 대응 체계 역시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C씨는 사지가 묶인 채 침대에 누워 있던 D씨의 배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렸고, D씨는 결국 숨졌다.

당시 이를 목격한 보호사 B씨는 "그만하고 자자"며 소리만 질렀을 뿐 C씨의 폭행을 막거나 의료진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법원은 병원장이 폭력 위험성이 있는 환자를 판단 능력이 크게 떨어진 환자들과 함께 수용한 결정 자체가 다른 환자들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병동 관리·감독 체계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보호사에게 구체적인 대응 지침을 교육하지 않은 점도 업무상 과실로 인정했다.

강 판사는 "적절한 분리 수용과 상시 관찰 체계 등이 마련됐다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결과는 방지할 가능성이 충분했다"며 "피고인들의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 유족이 입은 정신적 충격과 고통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단에서 유족에게 1억원을 변제공탁하고 피고인들에게 각각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초과한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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