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5%' 처음 본다"…매도 폭탄 줄줄이 받아내더니 30조 빠졌다

황효원 기자

입력 2026-07-13 20:38   수정 2026-07-13 21:48

"SK하이닉스 '-15%' 처음 본다"…매도 폭탄 줄줄이 받아내더니 30조 빠졌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13일 코스피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하루에 지수가 10% 빠지는게 말이 되나. 한번만 반등하면 싹 팔고 미장간다"

최근 반복되는 급등락 장세에 개인 투자자들의 피로감도 한계에 이른 모습이다.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7,000선마저 무너지자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 등 투자자들의 반응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주식 시장 급등을 이끌던 개인투자자들의 '실탄' 감소세가 지속되는 한편 미국 증시로 다시 발길을 돌리는 등 대안을 찾아나선 모습도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1~10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의 하루 평균 순매수액은 1조1,698억원으로 지난달 하루 평균 순매수액인 2조191억원보다 42% 넘게 감소했다.

투자 대기자금으로 평가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136조원대에서 최근 112조원대로 감소했다. 불과 한 달 사이 30조원 줄어드는 등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던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일 기준 107조원대를 기록, 110조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입금해 두었지만 아직 주식을 사지 않고 현금 상태로 남아있는 일종의 대기자금이다. 투자자예탁금이 110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4월 8일 이후 처음으로 약 한 달 전 136조원대와 비교하면 30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대기자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동안 외국인 등의 매도를 받아내며 국내 증시를 떠받쳐 왔던 개인 투자자들의 '실탄'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빚투'(빚내서 투자)의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감소세다. 같은 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장보다 1조596억원 줄어든 35조5,739억원을 나타냈다.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증시가 상승할 때 증가하는데, 코스피가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9,114.55) 이후 큰 폭으로 내리면서 줄어들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13일 코스피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1~9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8억9779만 달러(1조3518억원)에 달했다. 불과 7거래일 만에 이미 지난달 전체 순매수액인 6억3295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올해 들어 정부는 고환율 방어를 위해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시장으로 복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간 매수세가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 1월만 해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50억298만달러에 달했지만 100% 공제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달인 5월에는 9억3977만달러까지 순매도세가 확대됐다.

세제 혜택이 줄어드는 6월부터 매수 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이달 들어 한층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다만 미국으로 향한 서학개미의 투심이 반도체로 향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스 불 3X(SOXS)' ETF로, 7억6760만 달러(1조1,494억원)를 사들였다. 이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한때 930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 지수는 현재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하자 투자자들의 공포가 커진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미국 빅테크 실적을 '9천피' 회복을 위한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견조한 이익과 인공지능(AI) 투자 규모가 확인되는 것이 주가 회복의 열쇠라는 것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7월 말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사) 실적 발표 시기가 국내 증시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반등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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