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강북 모텔 연쇄살인범' 김소영(20)이 배상액을 감당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유족 측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가 입수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김씨는 지난 5월 제출한 자필 답변서에 "12%의 (연체) 이자가 붙는 것은 전혀 낼 수 없는 큰 금액이라 부담이 된다"고 적었다. 유족들은 김씨와 그의 부모를 상대로 총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책임 소재를 놓고 김씨는 부모에 대한 청구가 부당하다는 논리를 폈다. 답변서에서 그는 "제가 성인일 때 이 사건을 저질렀으니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하는 것은 억지"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어머니에 대해서는 "충분히 부양의무자로서 관리·감독 의무를 다했으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미성년자 시절부터 (나를) 방임하고 가정폭력·언어폭력 등으로 정신적 피해를 줬다"며 자신과 아버지에게만 민사 책임이 있다고 했다.
배상 규모를 두고도 김씨는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해야 한다. 원고들이 청구한 금액은 제가 죽을 때까지 벌어도 주지 못할 큰 금액의 액수"라며 "평생 벌어 갚을 수 있는 금액만 청구해달라"고 도리어 요구했다.
형사 재판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씨는 의견서에서 "체포 당시 오빠 둘(피해자)이 죽었다고 해서 엄청 놀랐다. 죽일 의도와 계획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는 첫 번째 피해자가 자신이 건넨 약물로 의식불명에 이르는 상황을 지켜보고도 약물의 양을 2배 가까이 늘려 다음 피해자들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그는 "(음료에 탄) 알약이 2배인지 정확히 기억 안 나고, 알약 3개 분량보다 조금 더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또 "피해자들에게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을 당해서 과거 당했던 유사 강간 피해가 떠올라 두려웠다"며 "성추행을 멈추게 하려 약물을 건넸던 짧은 생각에 대해 많이 후회하고 있다"고 적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불명에 빠뜨린 혐의로 3월 구속기소됐다. 지난 4월에는 다른 남성 3명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김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3일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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