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반도체 대란 내년 더 심각…각국 '아비규환'"

입력 2026-07-19 12:37  

"내년 반도체 수요 최소 50% 증가…빠른 증설이 생명줄" 성과급 논란엔 "긍정적 영향도 있어…좀더 지켜봐야"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며 생산능력 확대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과 규제 개선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는 한편,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과 AI 산업, 데이터센터 투자 등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최 회장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계기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쪽으로만 한정해도 올해보다 내년 수요가 최소 60~100%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전체 반도체로 봐도 최소 50~60% 이상 는다고 봐야 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내년에 늘어나는 공급량이 거의 없는 정도"라며 "그러니 올해보다 내년은 훨씬 더 (수요와 공급)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 같은 상황이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비규환이라는 이야기까지 써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한 뒤 "기업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도 국가 안보 문제가 걸려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구해 기업에 줘야만 생산이 돌아갈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꽤 큰 문제로 계속해서 비화할 수 있다. 지금은 기업이지만 앞으로는 정부도 다른 나라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기 시작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반도체 투자 확대 요구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대미 투자 요구에 대해 최 회장은 "계속 똑같은 이야기를 해왔다. 전혀 신기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시설 확대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최선을 다해서 빠른 속도로 (생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스케일도 커야 한다. 지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지어보려는 것이 지금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남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가능하다면 지어야 한다고 본다"며 "전세계를 다 찾아서 어디가 제일 좋고 빠르고 크게 할 수 있는지 우선순위를 가려서 빨리 짓는 게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처럼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가 슈퍼사이클의 조기 종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시장의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반박했다.

최 회장은 "지금 가격은 비정상이다. 떨어져야 한다"며 "지금도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계속 더 올려서 칩플레이션이 심화하면 무조건 얻어맞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급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려도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다"라며 "시장을 보호하면서 키워야 한국 반도체 산업도 유지·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이후 병목 현상이 나타날 분야로는 전력과 전력장비, 소재, 건설을 꼽았다.

최 회장은 "AI가 움직이면 전선과 전선 소재까지 동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지금도 가격이 들썩이고 있고 해저케이블도 모자란다"며 "건설도 1, 2년마다 스펙이 다 바뀌다 보니 참 힘들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싫어하면 정말 문제지만 그렇게까지 보진 않는다"면서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구성원에게 가능한 많은 행복을 주고 싶지만 단서가 있다. 스테이크홀더(이해관계자)와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것으로, 구성원의 행복이 이해관계자를 침해한다면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그 문제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와 주 52시간제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조건이 충분한지를 계속 따지지만, 대한민국에 필요한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다른 곳은 저희도 못 찾고 있다"며 "인프라는 정부나 지자체가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고 이것을 잘해 주시면 우리는 거기다 짓겠다는 단순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속도전'을 위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해선 "메가 특구를 만들어서 지방으로 가면 52시간제 유예를 검토한다고 들었다"며 "사업주는 52시간제를 지켜야겠지만 근로자가 더 하겠다면 하게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지 않나. 자유의지를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제안한 인공지능(AI) 초과이익 배분론에 대해서는 "저희가 내는 세금으로 정부가 알아서 하는 데는 아무 토를 달 이유가 없다"면서도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겠지만, 그게(초과이익 배분론)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개념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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