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밤 뉴욕증시는 업종별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분쟁이 격화되면서 에너지와 방산, 철강 등 산업재 섹터는 강세를 나타낸 반면, 기술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알파벳과 테슬라의 실적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 우려가 다시 부각된 영향이다.
종목별로도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으나, 향후 가이던스 및 비용 구조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됐다.
록히드 마틴 (LMT)
방위산업체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에 따른 수주 폭증으로 일제히 웃었다. 록히드 마틴은 2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항공우주, 미사일, 헬리콥터, 우주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특히 미 국방부의 미사일 수주가 크게 늘면서 수주잔고는 사상 최대치인 2,3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이에 따라 연간 매출 전망을 월가 눈높이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며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RTX (RTX)
또 다른 방산 대기업 RTX 역시 매출과 EPS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RTX는 이란과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분쟁 여파로 미 국방부의 무기 재고가 줄어듦에 따라, 이를 재충전하기 위한 탄탄한 무기 수요가 장기 이익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RTX도 연간 매출 전망치를 올렸다. JP모간은 이번 매출 상향분의 3분의 2는 무기 사업 부문인 레이시온에서, 25%는 항공 부품 부문인 콜린스에서 창출됐다고 분석했으며, 주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 (CLF)
철강 기업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2분기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며 상승했다. 경영진은 어닝콜에서 2분기 생산에 부담을 주었던 장기간의 공장 정비가 완료됐으며, 자동차용 강재 출하량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감 생산라인의 가동률 상승으로 고정비를 대폭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측은 "평균 판매가격과 판매량, 비용까지 모두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하반기 이익은 2021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공언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아메리칸 항공 (AAL)
반면 아메리칸 항공은 2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주가가 하락했다. 2분기 연료비가 22억 달러 넘게 급증하며 전년 대비 83%나 폭증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늘어난 연료비 부담을 운임 인상으로 메우려 했으나 실제 회수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7억 달러의 추가 연료비 지출이 예상됨에 따라 사측은 3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고,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힘스 & 허즈 (HIMS)
원격의료 기업 힘스 & 허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BPC-157 펩타이드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권고했다는 소식에 상승 마감했다. 그동안 FDA는 안전성과 효능 입증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용 허용에 부정적이었으나, 원격의료 업계는 제도권 내 양지화 관리가 더 안전하다고 주장해 왔다. 시장에서는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경우 펩타이드 시장 규모가 20억~30억 달러까지 팽창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업 확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IBM (IBM)
IBM은 양자컴퓨팅 기술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기관인 HRL 래버러토리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HRL은 보잉(BA)과 제너럴 모터스(GM)가 공동 소유한 R&D 기관이다. IBM은 HRL이 보유한 실리콘 스핀 큐비트 기술을 자사의 기존 초전도 큐비트 기반 양자컴퓨팅 기술과 결합해 양 기술의 장점을 상호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USA 레어 어스 (USAR)
희토류 개발 기업 USA 레어 어스는 프랑스의 희토류 가공·분리 전문 기업 카레스테르 지분 약 13.6%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미·유럽 공급망 구축 전략의 일환이다. 카레스테르는 프랑스 라크 지역에 자석 재활용 및 중희토류 분리 시설을 건설 중이며 2026년 말 시운전을 앞두고 있다. 향후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자석용 중희토류의 장기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인수 자금 부담과 투자 리스크가 부각되며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팔란티어 (PLTR)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는 씨티그룹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 여파로 하락세를 보였다. 씨티는 팔란티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225달러에서 200달러로 내렸다. 다만 씨티는 팔란티어의 AI 플랫폼인 AIP가 다양한 산업과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미국 상업 부문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2027년 실적 추정치 역시 상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최근 증시 전반에서 고평가된 AI 종목에 적용하는 밸류에이션 툴을 보수적으로 수정함에 따라 목표주가를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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