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폭염과 열대야가 과거보다 일찍 시작해 늦게 끝나는 추세가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기상청이 최근 10년(2016∼2025년)과 과거 10년(1973∼1982년)의 폭염·열대야 발생 시기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폭염 시작일은 전국적으로 10∼30일 빨라졌고 종료일은 약 10일 늦어졌다.
폭염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의미한다.
강릉과 대구, 합천, 밀양, 영덕, 포항 등 영남 일부 지역은 최근 10년 평균 폭염이 6월 상순부터 시작해 6월 중·하순에 시작한 과거 10년보다 열흘 이상 당겨졌다. 강릉은 평균 시작일이 6월 28일에서 6월 9일로 약 20일 앞당겨졌고, 대구도 6월 11일에서 6월 1일로 10일 빨라졌다.
서울과 이천, 춘천, 청주 등 중부 내륙, 광주·구미·의성·울진 역시 과거에는 7월 상·중순에 시작되던 폭염이 최근에는 6월부터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과거 10년엔 평균 7월 19일에 시작하던 폭염이 최근 10년엔 6월 24일에 시작했다.
과거에는 폭염이 잘 발생하지 않았던 부산과 여수, 남해, 통영, 거제 등 남해안 지역도 최근 10년에는 폭염이 발생하는 해가 크게 늘었다.
폭염이 끝나는 시기도 늦어졌다. 과거에는 전국적으로 8월 중순이면 폭염이 대부분 끝났지만 최근에는 8월 중·하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구는 최근 10년 평균 폭염 종료일이 8월을 넘어 9월 2일로 늦춰졌고, 서울도 과거 10년엔 광복절인 8월 15일 무렵 폭염이 끝났지만 최근에는 평균 8월 21일까지 이어졌다.
열대야 역시 발생 기간이 크게 늘었다.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는 과거 10년에는 주로 7월 중·하순부터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7월 상·중순으로 5∼15일 빨라졌다.
열대야 종료일은 과거 10일 '8월 상·하순'에서 최근 10년 '8월 중순에서 9월 상순'으로 10∼20일 지연됐다. 특히 남해안과 제주는 최근 10년 사이 9월 상순은 돼야 열대야가 끝났다.
과거 10년에는 그래도 8월 하순이 되면 남해안과 제주에서도 열대야가 더는 나타나지 않았다.
강릉은 과거 10년 7월 17일에 시작하던 열대야가 최근 10년 6월 21일에 26일 이르게 시작하고, 8월 12일에 끝나던 것이 8월 28일로 16일 늦게 끝나면서 열대야일이 40일이나 늘었다.
시작은 일러지고 끝은 늦어짐에 따라 폭염일과 열대야일 모두 증가했다.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53년간 전국 폭염일은 10년마다 1.8일, 열대야일은 1.6일씩 증가했다.
최근 10년 폭염일은 18.3일로 과거 10년(8.3일)의 2.2배, 열대야일은 12.2일로 과거(4.1일)보다 3.0배로 많아졌다.
연도별로는 2018년이 폭염일 31.0일로 가장 많았고, 열대야는 2024년이 24.5일로 최다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폭염과 열대야 양상 변화 원인으로 북태평양고기압 변화를 꼽았다. 북태평양고기압은 우리나라 여름 날씨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확장하면 그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날이 맑아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폭염이 나타난다.
그런데 과거 10년과 최근 10년 500hPa(헥토파스칼) 대기 상층(고도 약 5.5㎞) 지위고도(기압이 특정 수준인 고도) 분포도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북태평양고기압이 6월부터 북서쪽으로 세력을 넓혀 우리나라 남쪽에 자리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또 최근 10년 북태평양고기압은 8월 하순까지 우리나라 남쪽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야가 길어진 배경에는 해수면 온도 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해안을 통해 고온다습한 공기가 더 많이 유입되고, 밤사이 복사냉각이 약해져 열대야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