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경영자들은 요건을 맞추기 위해 부득이하게 가족이나 친지, 심지어 직원의 명의를 빌려 주식을 분산해두었으며 상법 개정으로 발기인 제한 규정이 삭제된 지금까지도 이를 해결하지 못한 채 방치하는 기업이 부지기수다. 많은 이들이 당장 눈앞에 드러난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안일하게 대처하곤 하지만 명의신탁주식은 기업의 생애 주기마다 결정적인 순간에 문제를 일으킨다.
명의신탁주식의 가장 큰 리스크는 가업 승계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점이다. 정부는 가업상속공제나 증여세 과세특례 등 다양한 가업 승계 지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나 명의신탁주식이 존재할 경우 지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이러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특히 기업이 성장하여 주식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을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는데 명의신탁 상태에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면 추징되는 증여세는 초기보다 수십 배로 불어날 수 있다. 더욱이 국세청의 명의신탁주식 통합분석시스템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어 장기적인 주식 보유 현황과 취득 및 양도 내역, 각종 외부 과세 자료를 토대로 탈세 정황을 날카롭게 추적하고 있다. 적발 시에는 증여의제에 따른 증여세는 물론 양도소득세와 막대한 가산세까지 부과되어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세금 문제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소유권을 둘러싼 인적 분쟁이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명의수탁자가 변심하여 주식에 대한 정당한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이를 담보로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할 경우 경영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명의수탁자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사고는 발생한다. 수탁자의 신용 불량으로 인해 법인의 주식이 압류되거나 제3자에게 공매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며 수탁자가 사망하여 해당 주식이 그 가족에게 상속되는 경우 환원 절차는 소송으로 번져 수년이 걸리는 진흙탕 싸움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분쟁이 발생하면 경영자는 과거의 명의신탁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각종 증거 자료를 수집하고 증인을 내세워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조세 회피 목적이 없었음을 입증하는 해명 자료까지 완벽히 준비해야 하므로 그 난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과세당국에 의해 적발되거나 분쟁이 터지기 전에 자발적으로 주식을 환원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정부는 명의신탁주식 실소유자 확인제도를 통해 비교적 간소화된 절차로 환원을 돕고 있으나 이 제도 역시 만능은 아니다.
설립 당시의 정관이나 주금 납입 증명서 등 필수 제출 서류가 부실하거나 수탁자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경우에는 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설령 제도를 통해 환원하더라도 과거 명의신탁 시점의 증여세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제도 외에도 명의수탁자가 실제 소유자나 제3자에게 주식을 양도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거래 사실을 세법상 정당한 양도로 인정받지 못하면 또 다른 명의신탁으로 간주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명의신탁 계약 해지를 통해 원상복구 하는 방법도 널리 활용되지만 객관적 사실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 양도소득세 회피 수단이나 해지 시점의 추가 증여로 오인받을 소지가 크다. 이 경우 해지 시점의 높은 주식 평가액을 기준으로 과세되어 세금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주식 증여 방식을 선택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비상장 주식은 거래가 드물어 시가 평가가 까다롭기에 저가로 거래하면 조세 포탈 혐의를 받을 수 있고 고가로 거래하면 증여세 부담이 커지는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결국 명의신탁주식 환원은 단순히 이름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재무 구조를 재설계하는 고도의 전략적 프로세스다. 명의신탁주식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가업의 영속성을 파괴하는 근본적인 악재다. 환원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방치를 거듭할수록 리스크의 농도는 짙어지며 나중에는 해결하고 싶어도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경영자는 현재 우리 법인의 주주 명부를 냉철하게 검토하고 실제 소유 구조와 일치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기업의 현황과 주식 가치, 수탁자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가장 적합한 환원 로드맵을 수립해야 하며 무리한 환원 시도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세무 및 법률 전문가의 정밀한 진단을 거쳐 사후 관리까지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작성] 김을회, 김희진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 위 칼럼의 내용은 작성자의 전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이 밤하늘의 별처럼 지속적으로 빛날 수 있도록 백년기업을 향한 영속성을 함께 디자인하는 성장 파트너다. 전문적인 시스템과 체계적인 관리를 바탕으로 전국의 컨설턴트와 전문가 그룹이 각 기업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또한 사단법인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와 함께 2015년부터 ‘기업가정신 콘서트’를 개최하며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미래 지향적 기업가정신의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기업의 효율적 운영과 지속 가능한 중장기 성장 전략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면 스타리치 어드바이져에 문의하면 된다.
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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