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로 56조 손실 추정" 개미 '패닉셀'…근조화환 국회 앞 뒤덮었다

황효원 기자

입력 2026-07-29 19:35   수정 2026-07-29 20:13

"레버리지로 56조 손실 추정" 개미 '패닉셀'…근조화환 국회 앞 뒤덮었다

    한 달만에 약 80% 폭락…"韓개미들 삼전닉스 레버리지 56조 손실" 투자자 단체, 국회 앞 근조화환 배송…"즉각 폐지하라" 정부, F4회의서 단일 레버리지 보완책 논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폭락으로 개인투자자 피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 단체가 국회 앞에 해당 상품의 폐지를 촉구하는 근조화환을 보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폭락으로 개인투자자 피해 논란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국회 앞에서 항의에 나선 것이다.

    29일 개인투자자 단체인 '주식시장정상화를위한모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근조화환 30여개를 대량 배달했다. 이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개인투자자 피해를 확대했다며 상품 폐지를 요구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기초 종목이 오르면 수익도 커지지만 반대로 떨어지면 손실도 두 배로 불어난다. 주가가 오르내림을 반복할 경우 손실이 누적되는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8일 기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운용자산(AUM)은 주가 하락에 따른 음의 복리로 정점 대비 9조8,000억 원이 증발했다.

    상장 이후 경우의 수에서 평가손실이 -59%~-70%에 달했다. 증권사 집계는 모두 전날 기준으로 이날 코스피가 5.98% 하락했다는 점에 미뤄볼 때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손실은 집계에서 10% 이상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금융사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 전체 레버리지ETF로 개인이 손실을 본 금액은 지금까지 56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모하메드 아파바이 아시아태평양 트레이딩 전략 헤드는 기관투자자 대상 보고서에서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이 지난달 22일 525억달러(약 76조4,000억원)에서 최근 190억달러(약 27조6,000억원)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고점 대비 시가총액이 335억달러(약 48조7,000억원) 감소한 데다 이후에도 62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누적 손실은 약 56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기초자산별로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 감소 폭이 170억달러(약 24조7,000억원)로 가장 컸다. 이어 코스피200 레버리지 상품이 105억달러(약 15조3000억원),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가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바이 헤드는 레버리지 ETF 관련 손실이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이 연말 이전 80억달러(약 11조6000억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상품 도입을 주도한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모든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증시 급락의 배경으로 인공지능(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과 중국 반도체 업체의 추격 등을 들었다. 또 개인투자자의 활발한 거래와 파생상품 비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이 맞물려 외부 충격이 증폭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급격한 변동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우리 금융당국이 최종 책임자로서 여러 가지로 국민께 신뢰라든지 이런 측면에서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이번 사태 흐름을 매일 챙겨보면서 막중한 책임을 깨닫고 있다"며 "증권신고서 수리 시점에서 변동성 확대되는 상황이었는데 지금도 일정 부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최대한 변동성을 줄이고 신뢰 회복에 노력하겠다. 송구하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오후 6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이틀 연속 이어진 국내 증시의 폭락 사태와 관련해 시장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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