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에 공장 줄폐쇄…방산업계 '초비상'

입력 2026-07-31 12:07  

에어버스·탈레스·다소·MBDA 등 사업장 가동 중단 미티어 한국 도입도 촉각
사진=연합뉴스
프랑스 보르도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주요 방산·항공우주 산업시설까지 위협하면서 에어버스와 MBDA, 사프란, 탈레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르도 서부 일대를 덮친 산불로 인근에 자리 잡은 프랑스 주요 방산·항공우주 기업들이 시설 폐쇄와 직원 대피 등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방산 전자장비 제조사 탈레스는 라팔 전투기와 군용헬기에 들어가는 전자장비를 생산하는 3개 시설을 폐쇄했다. 항공우주 엔진 업체 사프란 역시 산불 위험으로 인근 4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에어버스도 이 지역에 위치한 2개 공장 가동을 멈췄다. 해당 시설에서는 에어버스 여객기에 들어가는 동체·기수·날개플랩 등을 비롯해 다소·봄바디어 비즈니스기와 ATR 터보프롭기에 사용되는 부품을 생산한다.

라팔 전투기를 만드는 다소항공은 생산시설의 민감 장비를 인근 다른 시설과 공군기지로 옮겼다.

유럽 우주기업 아리안그룹도 로켓 모터와 프랑스의 M5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생산하는 시설의 인력을 대피시키고 안전조치를 마쳤다.

미사일 제조사 MBDA의 공급망도 산불 영향을 받았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합작사 MBDA는 화재 여파로 인근 록셀 추진체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록셀은 MBDA의 대표 공대공미사일인 미티어를 비롯해 아스터·엑조세 등에 사용되는 고체추진체(로켓모터)를 생산하는 핵심 시설이다.

한국은 2024년 11월 방위사업청이 MBDA와 계약을 맺어 KF-21 전투기에 탑재할 미티어 공대공미사일 도입을 추진 중이며, 1차 양산분 전력화가 올해 말로 예정돼 있어 이번 공장 폐쇄가 도입 일정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이번 산불로 시설을 폐쇄한 사프란과 탈레스 역시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사프란은 헬기 엔진 분야에서, 탈레스는 해군 전력 분야에서 한국과 오랫동안 협력해온 기업이다.

산불은 29일 밤 기준 날씨가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확산세가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소방 당국은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240㎞에 달하는 방화선을 구축하고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불이 난 보르도 서부 지역은 루이 14세 시대 왕실 화약공장에서 출발해 2차대전 이후 프랑스의 탄도미사일·핵무기·우주 프로그램 거점으로 성장했다.

독일과의 접경지를 피해 인구밀도가 낮은 삼림지대에 방산 시설을 의도적으로 분산 배치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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