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덥다'며 넘겼다가는 치명적일 수 있다. 온열질환 가운데 가장 위험한 열사병 환자가 최근 5년 사이 3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열사병 환자는 2020년 1,073명에서 지난해 5,529명으로 208.4% 폭증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의 병원 내원 일수는 4,068일에서 1만725일로 163.6%, 요양급여 총비용은 10억7,000만원에서 40억4,000만원으로 277.3% 급증했다.
열사병은 열 때문에 발생하는 급성 질환인 온열질환 중에서도 중증 질환으로 분류된다. 중심 체온(신체 내부 기관의 온도)이 40도를 넘어가면서 의식 변화나 섬망, 경련 등 중추신경계 기능 장애를 동반한다. 중심 체온이 40도를 밑돌아도 열사병으로 진단될 수 있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신호가 바로 의식 변화다. 2011∼2025년 열사병 환자의 약 44%에서 의식 변화(의식 장애 31.1%·의식 소실 11.6%·사망 1.4%)가 나타난 반면, 열탈진·열경련·열실신은 90% 이상 의식이 명료했다.
질병관리청 응급실 온열질환 감시 체계에 집계된 2011∼2025년 사망자 267명 중 95.8%인 256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이 기간 열사병 환자는 전체 온열질환자의 21.6%를 차지했지만 사망률은 4.4%로, 열탈진 사망률(0.04%)을 훨씬 웃돌았다. 지난달 30일 기준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13명도 열사병이 사망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11명(84.6%)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열사병은 초기에는 경미한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상황에 따라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첫 번째 경고 신호는 과도한 피로감이다. 평소보다 쉽게 지치고 기운이 떨어지며 간단한 활동도 힘겨워하는데, 이 단계에서 적절히 쉬고 수분을 보충하면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두통과 어지럼증도 중요한 초기 증상으로, '머리가 무겁다', '어지럽다', '눈앞이 흐리다'는 호소와 함께 평형감각을 잃고 비틀거릴 수 있다. 이후 체온이 본격적으로 오르면 피부가 뜨겁고 붉어지지만, 역설적으로 땀은 거의 나지 않는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준성 교수는 연합뉴스에 "(이러한 상태는) 체온 조절 시스템이 완전히 고장 났다는 신호로, 즉시 응급처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사병은 극도로 더운 환경에만 노출되지 않으면 걸릴 일이 없다"며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 가능한 외출을 피하고, 꼭 나가야 한다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을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