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온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긴급조치권 도입을 추진한다. 배율 조정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개인별 투자한도와 모의거래 의무화 등 추가 규제도 함께 추진해 시장 과열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긴급한 상황에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감독원과 함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한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종목 쏠림 현상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확대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6일 기본예탁금을 기존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상향하는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30일 추가 보완책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되는 내용은 현재 2배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배율을 긴급 상황에서 하향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현행법상 상품 배율 변경 등 수익자 이익에 직결되는 사항은 수익자총회 결의를 거쳐야 해 적시 대응이 어려웠다.
금융당국은 최근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가 자산운용사의 운용 역량 등을 고려해 상장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배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정부는 개정안에 조치 기한은 상한으로 두고 배율은 하한선을 설정하는 등 방식으로 운신의 폭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배율 조정은 당초 상품 취지에서 벗어나는 만큼 적극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홍콩에서 배율 조정 제도가 도입되고 증시가 극도로 출렁이면서 입장을 선회했다.
일각에서는 거래제한 또는 정지까지 포함될 수 있을지 주목한다. 일례로 금융위원회는 불공정거래와 불법 공매도에 최대 5년의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명령을 할 수 있도록 작년 4월 자본시장법을 개정했다.
다만 이는 주식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부 종목을 규제 대상으로 특정하면 포괄적 조치권의 당초 취지와 괴리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시장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조치도 검토 중이다.
투자한도 설정과 모의거래는 비교적 빠르게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별로 다른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한도를 계좌 기준 20% 수준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도가 제각각일 경우 투자 자금이 규제가 느슨한 증권사로 쏠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모의거래 의무화도 도입될 수 있다. 기존 투자자 교육이 상품 구조와 위험성을 익히는 이론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제 투자 전 모의거래를 거치도록 해 투자 경험을 쌓게 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선물 파생이나 공매도는 실제로 투자하기 전에 모의거래를 하도록 만들어놨는데 이걸 레버리지 상품에도 도입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필요할 경우 기본예탁금을 기존 3천만원보다 더 높이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 관련 시스템은 이미 구축돼 있어 추가 상향은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선은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된 예탁금 상향 효과를 지켜볼 계획이다.
실제 제도 시행 첫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목(인버스 포함)의 거래대금은 약 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12조4천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며, 29일 15조원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최근 거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지난 27일 7조4천억원, 28일 8조2천억원보다도 적은 규모다.
다만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전문투자자에게만 허용하는 방안에는 선을 긋고 있다. 공모를 통해 출시된 상품인 만큼 일반 개인투자자의 투자 기회를 제한하기보다는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