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반도체 웨이퍼 장비회사 SK실트론 지분 70%를 2조3천억 원에 두산에 매각합니다.
이번 두 회사간의 빅딜에는 다소 특이한 조건들이 붙었는데, AI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 두산에 더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SK가 지분을 팔면서 초과이익 공유 조건을 3가지나 걸었네요?
<기자>
SK가 두산에 SK실트론 지분 70.6%를 2조3천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나머지 29.4%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데, 약 9,600억 원 규모로 평가받아 총 인수비용은 약 3조2,6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거래에 특이한 점은 ‘초과이익 공유’ 조건이 3가지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내용이 설정한 연간 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을 넘으면 초과금액에 대해 28.2%를 SK가 받는 겁니다.
기준금액은 내년 8,900억 원부터 해마다 1천억 원씩 증가해 오는 2034년에는 1조7천억 원입니다.
웨이퍼 장비 업황이 우상향하고, 적자 자회사인 실트론 USA를 청산한다고 해도 증권가에서는 의외로 기준금액을 넘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K실트론의 최대 EBITDA가 지난 2022년 9,578억 원 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는 4,593억 원을 기록했고, 약 2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SK실트론 USA를 청산한다고 하더라도 EBITDA는 약 6천억 원 입니다.
긍정적으로 가정했을 때 연간 1천억 원씩 초과 달성한다면 SK가 받는 비율이 28.2% 이기 때문에 최대 300억 원 정도 됩니다. 8년간 약 2천억 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실트론이 생산하는 4개 품목에 대해 특정 거래처가 품질 인증을 완료하면 두산이 SK에 돈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 금액은 총 706억 원이고, 업계에서는 이건 무난하게 보고 있습니다.
추가로 실트론 USA 자산 매각시 장부가의 초과분을 SK에게 주도록 돼 있습니다.
두산은 사실상 적자회사인 실트론 USA를 제외하고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조항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면 두산의 총 인수금액은 약 3조4천억 원~3조6천억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앵커>
오늘 증시에서 SK와 두산의 주가를 보면 시장은 두산이 잘 샀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 같은데요?
<기자>
전문가들은 두산이 SK실트론을 잘 인수했다는 평가를 많이 합니다.
두산그룹의 사업부문은 크게 '에너지·기계'인 두산밥캣, 두산에너빌리티와 '반도체 소재'인 두산 전자BG 이렇게 3가지로 구성됩니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두산밥캣(8.8조 원, 44.4%), 두산에너빌리티(7.8조 원, 39.4%), 두산 전자BG(1.9조 원, 9.5%) 순입니다.
지난해 SK실트론 매출 2조800억 원을 전자 사업부로 합산하면 약 4조 원 수준으로 그룹 내 매출 비중이 18%까지 올라갑니다.
반도체 포트폴리오가 강해져 두산의 사업군이 2강 체제에서 3강으로 변하게 됩니다.
특히 실트론 인수로 두산 전자BG는 전공정(웨이퍼) - 소재(CCL) - 후공정(OSAT)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습니다.
두산 전자BG는 AI 가속기용 동박적층판(CCL), 두산테스나(국내 1위 테스트 OSAT)를 보유해 소재와 후공정을 하고 있습니다.
SK실트론은 12인치(300mm)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서 3위권입니다. (1위 일본 신에츠화학 30%, 2위 일본 섬코 25%, 3위 한국 SK실트론 17%, 4위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15%, 5위 독일 실트로닉 10%)
또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적자 자회사인 실트론 USA는 인수하지 않기 때문에 SK실트론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4천억 원입니다.
이 부분도 두산에게는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현재 두산밥캣은 그룹 내 피지컬 AI의 대표기업으로 성장성을 갖고 있는만큼 그룹 핵심 사업이 에너지·스마트머신·반도체로 체질 개선이 완료됐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SK실트론이 그래도 연간 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회사였는데, SK는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역시 당장의 현금 마련도 중요했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설명드린 것처럼 최태원 회장 보유지분 29.4%는 약 9,600억 원 규모인데, 노소영 관장과의 재산분할금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많은 현금을 확보했다는 평가입니다.
SK실트론은 연평균 2천억원의 이익을 내지만 이익률은 낮은 장비회사입니다.
이에 SK그룹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AI와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려는 모습입니다.
또 (주)SK는 차입금이 약 8조6천억 원 가량 있는데, 현금 2조3천억 원을 확보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SK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향후 투자 실탄도 보유하게 됐습니다.
10년 전 삼성과 한화의 빅딜과 약 2조 원대 빅딜과 비슷하면서도 일부 다른 점도 있습니다.
먼저 선호 계열사와 비선호 계열사를 정리하는 것과 그룹 내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은 비슷합니다.
다만 삼성과 한화 빅딜은 대상 계열사를 통으로 매각했다면 이번에는 두산이 적자 회사는 빼고, 알짜 본업만 인수했다는 평가입니다.
또 초과이익 공유 등 성과 연동형 계약이 들어간 점은 SK와 두산 간의 가치평가를 원활하게 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