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외무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협상은 어디까지나 오만과의 양자 문제이며, 미국과의 협상은 상황을 지켜보고 그 다음 단계에서 하겠다고 못 박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3일(현지시간) IRNA 통신 등 이란 국영 매체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오만을 통한 미국과의 중재 협의가 종전 양해각서(MOU) 복원을 목표로 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오만과의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의 안전 보장 경로 합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오만과 협력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해운을 촉진할 수 있는 임시 경로를 가능한 한 빨리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어 "이번 협상은 두 연안국 간의 양자 협상이다. 타국이 건설적이거나 파괴적인 역할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온전히 이란과 오만 사이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바가이 대변인은 선박 통행 경로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필수 조건'일 뿐 '충분 조건'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간의 이견 때문에 폐쇄된 것이 아니며, 지난해부터 미국과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군사적 침략으로 인해 문제에 직면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란과 이란의 이익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적 침략과 그간의 모든 위반 행위가 지속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에는 근본적으로 어떠한 중대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오만과 협상은 해협 통행 문제에 집중될 것이며, 미국과 관련된 사안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본 뒤 다음 단계에서 다뤄질 것"이라는 말도 이어졌다.
오만과의 협상이 역내 긴장 완화나 다른 외교적 절차로 확대될지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특사 방문을 통한 미국과의 협상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현재로서는 우리가 어떠한 대표단을 맞이하거나 방문할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고 짧게 답했다.
구체적인 항로 논의와 관련해서는 "그동안의 협상은 오만 영해를 통과하는 남부 항로와 이란 영해를 통과하는 북부 항로를 병합해 하나의 '중간 항로'로 만드는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이 항로는 두 연안국 모두의 이익과 고려사항을 충족시키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우리는 현재 두세 개의 분리된 항로가 아니라,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단일 회랑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중간 항로는 영구적인 항로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임시로 사용될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국제 해운 용어로 '통항분리제도'(TSS·Traffic Separation Scheme)로 불리는 기존 방식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선박 통행료 징수안이 협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 답을 피하면서도 "원칙적으로 두 연안국 간의 선박 통항에 관한 모든 합의에는 양국의 주권 및 주권적 권리는 물론 국가 안보, 국익, 해상 서비스 관련 모든 사안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고 검토될 것"이라며 이란의 이익이 충분히 반영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