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만나는데 웬 음악이?…"총리 홍보 영상이냐" 싸늘

입력 2026-08-05 20:23  

다카이치 일본 총리, SNS에 지진 피해지 방문 영상 게시

일본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구마모토 지진 피해 현장 방문 장면을 슬로모션과 감성적인 배경음악(BGM)을 곁들여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5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총리관저(총리실)는 지난 3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다카이치 총리가 구마모토 지진 피해지역을 방문한 장면을 담은 1분 53초 분량의 동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배경에 깔리고 총리가 피해자들과 악수하는 장면이 슬로모션으로 처리되는 등 슬픔을 자아내는 듯한 연출이 담겼다. 다카이치 총리가 재난 피해지로 향하는 헬기에서 피해 지역을 내려다보며 합장하는 장면도 포함됐다.

영상이 공개되자 SNS에서는 "결국 프로모션 비디오를 찍으러 간 것뿐이다", "국민을 위한 정권이 아니라 개인을 위한 정권"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극작가 겸 뮤지션인 케라리노 산도로비치는 자신의 엑스에 "완전히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프로모션 비디오"라고 적었고, 배경음악에 대해서는 "뭐냐, 이 음악"이라고 꼬집었다. 배우 겸 뮤지션인 곤고치 다케시도 엑스에 "이런 촌극을 보게 된 것은 2026년"이라며 "어처구니없는 미친 짓이다. 이 비디오"라고 비판했다. 헬기에서 피해 지역을 내려다보는 장면을 두고는 "헬기에서 내려다볼 게 아니라 현장에서 합장하라"는 지적이, 냉방된 회의실에서 피해자를 만난 데 대해서는 "대피소가 있는 체육관에 가라"는 비판도 나왔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일 이번 지진을 '특정 비상 재해'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피해 복구 의지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수천명이 에어컨도 없는 폭염 속 열악한 환경에서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어 피해 주민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일본 정부는 "정부의 노력을 알리는 활동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비판 여론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을 삼가겠다"면서도 "피해지 시찰 당시의 모습을 국민에게 알기 쉽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총리의 재난 피해지역 시찰 상황을 컴팩트하게 정리한 동영상(을 만드는 것)은 이전에도 해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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